출진 전날 밤에는 비가 왔다.
여름의 끝 무렵 초원에 내리는 비는 오래가지 않았다. 밤 사이에 내렸다가 새벽이 오기 전에 그쳤다. 천막에 빗소리가 닿았다 멈추었다. 아침이 되었을 때 풀은 젖어 있었고 하늘은 씻긴 것처럼 높아 있었다. 이런 날 초원의 공기는 차고 맑았다. 멀리 산의 윤곽이 손으로 그어놓은 것처럼 선명하게 보였다.
곽정은 날이 밝기 전부터 깨어 있었다. 잠들었다가 깬 것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잠들지 않은 사람처럼 눈을 떴다. 천막 밖에서 부관들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군마들이 불안하게 코를 부는 소리, 먼 곳에서 화살통을 정리하는 금속음, 그리고 요리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낮은 말소리. 일만의 군대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 나는 소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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