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The Boy Who Lost His Flame

불꽃이 꺼진 날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다만 기억이란 것이 언제나 그렇듯, 당시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세월을 거슬러 올라온 시선 앞에서 비로소 선명해진다. 열두 살의 나는 그날 아침 무엇이 사라졌는지조차 몰랐다. 어둠 속에서 서서히 식어가는 난로처럼, 불꽃은 소란 없이 꺼졌다.

그날은 소씨 문중의 계절 수련일이었다.

구월의 찬 공기가 수련당 마당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바닥에 깔린 청석은 새벽 이슬을 머금어 발바닥 아래서 차갑게 울렸고, 향나무 연기가 의식의 시작을 알리듯 낮게 깔렸다. 열 명 남짓한 또래 아이들이 두 줄로 서서 호흡을 가다듬는 동안, 나는 늘 하던 대로 눈을 감았다.

내면으로 내려가는 것. 그것은 내가 처음 배운 수련의 언어였다. 숨을 들이쉬면서 의식을 가슴 아래로, 단전 깊숙이 가라앉히면, 거기에 있었다. 항상 거기에 있었다. 붉고 작은, 그러나 단단한 불꽃 하나가 내 영혼의 중심에서 조용히 타오르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은 없었다.

처음에는 오해라고 생각했다. 집중이 흐트러진 탓이라고. 숨을 고르고 다시 내려갔다. 더 깊이, 더 천천히. 그러나 어둠뿐이었다. 따뜻한 기척도, 작은 떨림도, 아무것도 없었다. 내 안의 중심이 텅 비어 있었다. 마치 한 번도 불꽃이 존재한 적 없었던 것처럼, 그 자리에는 그저 차갑고 무심한 공백만이 남아 있었다.

눈을 떴을 때 수련은 이미 시작되어 있었다. 아이들의 손바닥에서 제각기 다른 빛깔의 기운이 피어올랐다. 누군가의 것은 푸른 안개처럼 흘러내렸고, 누군가의 것은 노란 불씨처럼 튀었다. 수련을 감독하던 문중의 원로 어른, 우리가 종조부라 불렀던 소경태 어른이 천천히 대열을 순시하다가 내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그분의 눈이 내 손을 보았다. 내 손에서는 아무것도 피어오르지 않았다.

"하림아."

그 목소리에 무엇이 담겨 있었는지, 나는 그때 완전히 읽지 못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거기에는 당혹감이 있었고, 그 당혹감을 감추려는 노력이 있었고, 그 노력 아래에는 이미 계산이 시작되고 있었다. 어른들은 위기 앞에서 그렇게 빠르다. 감정보다 계산이 먼저 달린다.

"오늘은 몸이 좋지 않은가 보구나."

그것이 그분이 그날 내게 건넨 전부였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 내가 그날 그분께 드린 전부였다. 수련은 계속되었다. 나는 두 손을 내려다보며 서 있었다. 향나무 연기 냄새가 유독 짙게 코를 찔렀다.

수련이 끝나도록 아무도 다시 내게 말을 걸지 않았다.

소씨 문중은 영혼의 벌판에서 중급에 속하는 수련 가문이었다. 화려하지는 않으나 수백 년의 내력을 자랑하는, 그래서 오히려 허영보다 자존에 더 집착하는 종류의 집안이었다. 문중의 자제가 수련의 자질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것은 보통 아홉에서 열한 살 사이였고, 나는 일곱 살에 영혼 불꽃의 첫 기척을 보였다. 문중에서 그것은 기록할 만한 일이었다. 실제로 기록되었다.

영혼 불꽃이란 단순한 힘이 아니다. 이 세계에서 수련이란 주먹을 단련하거나 숨을 고르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 도덕적 의지와 기운이 만나는 지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키우는 일이다. 불꽃의 색과 열기는 수련자의 성품에 따라 달라진다고 옛 기록은 말한다. 그 말이 어디까지 사실인지 나는 지금도 확신하지 못하지만,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내 불꽃은 늘 희미한 황백색이었다. 밝지도, 뜨겁지도 않은, 그러나 꾸준히 타오르는.

그 불꽃이 꺼졌을 때, 문중이 처음으로 취한 조치는 침묵이었다.

공식적인 발표도, 선언도, 폐적의 의식도 없었다. 다만 서서히, 마치 모래시계의 모래처럼, 내 주변에서 무언가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개인 사사(師師)로 배정되었던 중년의 수련사 어른이 한 달 후 다른 아이의 지도를 맡게 되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문중의 장서각 열람 허가가, 이유 없이, 갱신되지 않았다. 계절마다 아이들에게 지급되던 단약의 배급이 내 이름 앞에서 한 칸 비워졌다. 어느 것 하나 공식적인 박탈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공식성의 부재야말로 가장 정밀한 방식의 추방이었다.

나는 그것들이 빠져나가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이가 항의를 배우는 것은 항의가 효과를 낸다는 경험을 통해서인데, 나는 그런 경험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나는 그저 관찰했다. 무엇이 남고 무엇이 사라지는가를.

남는 것은 방이었다. 식사였다. 그리고 옥환이었다.

아버지에 대해서는 길게 쓰기가 어렵다.

그것은 감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감정이 너무 오래되어 이제는 화석처럼 단단해졌기 때문이다. 덮어씌워서 안 보이는 것과 돌처럼 굳어서 더 이상 아프지 않은 것은 다르다. 나는 후자라고 말하고 싶지만, 지금도 그것을 완전히 믿지는 못한다.

아버지는 소씨 문중의 방계에 속했으나 스스로의 수련 성취로 문중 내 발언권을 얻은 사람이었다. 그 발언권은 내 조기 개화를 통해 더욱 확장되었다. 사람들이 나를 천재라고 부를 때, 아버지의 어깨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나는 알고 있었다. 그 어깨가 불꽃이 꺼진 후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그는 내 눈을 피했다.

그것이 전부였다. 폭력도, 분노도, 원망의 말도 없었다. 그는 그저 내가 있는 곳에서 시선을 비켰다. 밥상에서 내 방향을 바라보지 않았고, 복도에서 마주치면 용건이 있는 사람처럼 약간 서두르며 지나쳤다. 한번은 문중의 다른 어른과 이야기하다가 내가 다가가는 것을 보고 이야기의 주제를 바꾸는 것을 목격했다. 새로운 주제는 날씨였다. 나는 날씨에 관한 이야기를 끝까지 들었다.

폐기되었다는 말은 끝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 말 대신 모든 것이 그 말을 수행했다.

다만 한 번, 단 한 번, 아버지가 내 방 앞에 서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새벽이었다. 나는 잠이 없었던 탓에 그 발소리를 들었고,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문은 열리지 않았다. 한참 후 발소리가 멀어졌다. 나는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오랫동안 생각했다. 용기가 없었던 것인지, 할 말을 찾지 못했던 것인지, 아니면 이미 할 말이 없었던 것인지. 지금도 모른다. 다만 발소리가 멀어지는 그 길이가, 아버지가 끝내 말하지 못한 모든 것의 길이였다고, 나는 지금 생각한다.

옥환은 오른손 약지에 끼워져 있었다.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었다. 내가 기억하는 가장 이른 시절부터 그것은 내 손에 있었다. 문중의 어른들은 먼 조상 중 누군가의 유물이라고 했다. 그러나 누구의 것인지, 어떤 내력을 가졌는지, 그 이상의 설명을 들은 기억이 없었다. 옥의 빛은 오래된 탁함을 품고 있었다. 표면에는 아주 가느다란 균열들이 마치 마른 땅의 갈라짐처럼 패여 있었는데, 손가락으로 더듬으면 그 결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불꽃이 꺼진 후 문중이 내 주변에서 거두어들인 것들의 목록을 생각해보면, 옥환은 그 목록에 없었다. 아무도 그것을 가져가지 않았다. 생각하지 않았던 것인지, 아니면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인지. 어른들이 내 손의 옥환을 보면서 무슨 표정을 짓는지 나는 몇 번 관찰했으나, 그 표정에서 특별한 것을 읽어내지는 못했다.

그것이 내게는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졌다.

가져가지 않은 이유가 무가치해서라면, 왜 처음부터 끼워두었는가. 남겨둔 이유가 있다면, 왜 그 이유를 말하지 않는가. 나는 그 물음을 오랫동안 손가락으로 굴리며 살았다. 옥환은 따뜻하지 않았다. 그러나 손에서 빼내고 싶다는 생각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열두 살의 내가 그것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은 그뿐이었다.

나는 지금 이 모든 것을 돌아보는 자리에 앉아 있다.

열두 살에서 이 자리까지, 그 거리를 채운 것들을 한 줄로 요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요약이란 선택이며, 선택이란 이미 어떤 결론을 향한 몸짓이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도달한 것처럼 보이는 순간마다 그것이 결론이 아니었다는 것을 배웠다.

다만 이것만은 말할 수 있다.

불꽃이 꺼진 이유를 나는 오랫동안 물었다. 병이었는가. 결함이었는가. 내가 모르는 어떤 원인이 있었는가. 문중의 어른들도 물었을 것이다. 수련의 이론서를 들춰보았을 것이고, 과거의 전례를 찾아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내게 그 탐문의 결과를 전해주지 않았다. 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인지, 답을 찾았으나 말할 수 없었기 때문인지, 그것도 모른다.

나는 더 이상 그 이유를 묻지 않는다.

내가 묻는 것은 다른 것이다. 불꽃이 사라진 그날 이후, 나는 한 번도 불꽃이 완전히 없어졌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텅 빈 곳에 손을 뻗으면 무언가가 닿을 것만 같은, 그 이상한 확신. 수련사들의 시선이 나를 비켜가는 동안에도, 아버지의 발소리가 문 앞에서 멀어지는 동안에도, 문중의 배급 목록에서 내 이름이 지워지는 동안에도, 나는 그것을 느꼈다.

그 느낌이 기억의 환상인가, 아니면 진짜 무언가의 기척인가.

그것이 내가 여전히 가지고 있는 물음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그 물음이 어떤 불꽃으로 답해졌는가에 관한 것이다. 그 불꽃이 내게 무엇을 요구했는가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그 요구 앞에서 무엇이었는가에 관한 것이다.

오른손 약지에 옥환이 있다. 지금도, 이 자리에서도, 그것은 차갑고 낡고 균열투성이인 채로 내 손에 끼워져 있다. 무가치하다고 가져가지 않은 그것이, 결국 가장 오래 남았다.

어쩌면 그것이 이미 하나의 답이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다만 너무 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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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The Boy Who Lost His Flame — 화염의 윤리학 — 불꽃이 남긴 자리 | GenNo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