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일이 일어난 것은 열여섯 번째 생일이 지나고 사흘째 되던 날이었다.
생일이라는 말은 어폐가 있다. 아무도 그날을 생일로 기억하지 않았고, 나 자신도 한참 지나서야 날짜를 계산해 그렇다는 것을 알았을 뿐이다. 가문에서 나에게 붙은 날짜란 이미 오래전에 영기 검증 의식의 날, 그 하나로 수렴되어 있었다. 그 이전의 생일들은 지워졌고, 이후의 생일들은 태어나지 않았다. 나는 달력 위에서 그 하나의 날짜로 축소된 인간이었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보면 그날만큼 내 삶에서 진정한 의미에서 무언가가 시작된 날은 없었다. 다만 그 시작이란 것이 결코 아름다운 형태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 나는 그것을 독자에게 먼저 고백해야 할 것 같다. 시작은 주먹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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