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The Compound Does Not Face the Street

새벽 다섯 시 사십오 분, 용소연은 연습실 문 앞에 서서 경첩에 기름을 쳤다.

솔은 오래된 것이었다. 대나무 자루에 돼지털이 박힌, 고묘에 들어올 때부터 있었다는 솔. 누가 처음 들여왔는지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다. 소연도 묻지 않았다. 솔을 오른손에 쥐고, 왼손으로 문짝을 잡고, 위 경첩부터 아래 경첩 순으로, 언제나 같은 순서로. 기름이 나무 냄새와 섞이며 연습실 문 앞 복도를 채웠다. 이른 아침의 공기는 아직 차가웠다. 삼월 하순이었으나 고묘의 돌담 안쪽은 해가 들기 전까지 겨울 냄새를 놓지 않았다.

문은 한 번도 삐걱거린 적이 없었다.

그것이 중요했다. 소연은 기름칠을 마친 솔을 헝겊으로 닦으며 문을 천천히 열었다 닫았다. 소리가 없었다. 경첩의 침묵은 그녀가 매주 월요일 아침 이 자리에 서는 이유였다. 아무도 시킨 사람이 없었다. 어느 해인가부터 그냥 하고 있었다. 문이 소리를 내는 날, 그날은 무언가를 놓친 날이 된다. 소연은 그런 날을 만들지 않는 쪽을 선택했다.

연습실은 아직 어두웠다. 동쪽으로 난 창이 하나뿐이었고, 창밖의 하늘은 희뿌연 잿빛이었다. 소연은 조명을 켜기 전에 마루 위를 걸었다. 나무 결이 발바닥에 닿았다. 맨발로 걸을 때 느껴지는 마루의 온도—그것도 확인해야 할 것들 중 하나였다. 너무 차면 문하생들의 발목이 굳는다. 동쪽 창 아래 마루 한 귀퉁이에 손을 대보았다. 아직 차가웠다. 난방을 조금 더 일찍 켜야 했다. 소연은 돌아서서 조명 스위치를 올렸다.

형광등이 두 번 깜빡이고 켜졌다.

연습실은 열두 평이었다. 벽 세 면이 거울로 덮여 있었다. 거울은 언제나 약간 서늘해 보였다. 오전의 빛이 들어오기 전에는 특히. 소연은 거울을 바라보지 않고 바닥을 보며 걸었다. 마루에 실금이 간 자리가 있었다. 동쪽 끝에서 세 번째 판자. 거기서 발을 잘못 디디면 소리가 났다. 소연만 알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고참 문하생들도 알았다. 신입들은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었다. 이 연습실의 지형은 발바닥으로 배우는 것이었다.

여섯 시 정각에 문하생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열네 명이었다. 그중 가장 어린 것이 열두 살, 가장 많은 것이 스물두 살이었다. 그들은 복도에서 신발을 벗고 문 앞에서 한 번씩 고개를 숙인 다음 들어왔다. 순서가 있었다. 연차순이었다. 소연은 문 옆에 서서 그들이 자리를 잡는 것을 지켜보았다. 자리도 정해져 있었다. 연습실 앞줄 왼쪽이 가장 선임이고 오른쪽으로 갈수록, 뒷줄로 갈수록 연차가 낮았다. 누구도 그것을 가르쳐주지 않았으나 모두가 알았다. 그것이 고묘의 방식이었다.

소연이 가장 앞에 섰다. 거울을 보았다. 그녀의 등 뒤로 열네 개의 얼굴이 따라 섰다.

준비.

한 마디였다. 그걸로 충분했다.

고묘 류 무용단이 있는 건물은 충청도 어느 소읍의 끄트머리에 자리했다. 마을에서 고묘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돌담이 먼저 보였다. 회색 돌을 쌓아 만든 담장으로, 높이가 어른 키의 두 배였다. 담장에는 창이 없었다. 안쪽에서 바깥을 내다볼 수 있는 곳이 없었다. 그것이 설계였는지 관습이었는지, 그것도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다. 마을 쪽에서 고묘를 보면 담장의 등만 보였다. 문은 안쪽으로 열렸다. 바깥에서 밀면 열리지 않았다.

류 정희 사범이 고묘의 장문인이었다. 그녀의 어머니가 그 전 장문인이었고, 어머니의 어머니가 그 전 장문인이었다. 고묘 류 가문이 이 자리에 담장을 쌓은 것은 1930년대의 일로, 이후로 담장은 한 번도 낮아진 적이 없었다. 소연은 열 살에 이 담장 안으로 들어왔다. 그때 어떤 느낌이었는지는 기억하지 않았다. 기억에 남은 것은 마당의 냄새였다. 흙과 모래, 그리고 무언가 더 오래된 것의 냄새. 그 냄새는 지금도 같았다.

연습이 시작되었다.

기본 발 디딤부터였다. 고묘의 연습은 언제나 같은 순서로 시작했다. 발, 무릎, 허리, 팔, 손끝. 아래에서 위로. 소연은 앞에 서서 시범을 보이는 동시에 거울 속의 열네 개 형체를 보았다. 보는 것과 움직이는 것이 동시에 일어났다. 그것이 십 년의 훈련이 몸에 새겨놓은 것이었다.

다섯 번째 줄 두 번째 자리. 이현지, 열여섯 살. 오른쪽 발 뒤꿈치가 들리고 있었다.

소연은 동작을 멈추지 않고 말했다.

이현지.

예.

뒤꿈치.

짧은 침묵. 마루에 뒤꿈치가 닿는 소리.

계속.

동작이 재개되었다. 소연의 시선은 이미 다른 곳으로 옮겨가 있었다. 세 번째 줄 오른쪽. 김서아, 열여덟 살. 팔꿈치 각도. 지적하기 전에 서아가 먼저 고쳤다. 소연은 그것을 보았으나 말하지 않았다. 칭찬도 하지 않았다. 고친 것은 고친 것이었다. 그것이 원래의 것이 되어야 했다.

오전 내내 연습이 이어졌다.

여덟 시에 짧은 물 마시는 시간이 있었다. 소연은 그 시간에 물을 마시지 않는 때가 많았다. 마시지 않는 것이 규칙은 아니었다. 그냥 그렇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물을 마시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 짧은 시간 동안 마루의 상태를 점검하는 쪽을 선택했다. 동쪽 창가 아래가 아까보다는 덜 차가웠다. 오전 햇살이 들기 시작하면 마루의 온도가 달라졌다. 발 감각이 달라졌다. 그 달라짐을 아는 것도 일이었다.

아홉 시에 연습이 끝났다.

1993년 당시 대한민국 문화부에 등록된 전통 무용 유파는 마흔 개를 채우지 못했다. 그 중 사범과 문하생이 함께 거주하며 도제식 훈련을 유지하는 곳은 열한 곳이었다. 고묘 류 무용단은 그 열한 곳 중 하나였다. 지역 문화재로는 1978년에 지정되었다.

소연은 문하생들을 내보내고 혼자 연습실에 남았다. 창문을 열었다. 삼월의 아침 공기가 들어왔다. 마당 쪽에서 새 소리가 들렸다.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우는 새였다. 무슨 새인지 알지 못했다. 창밖으로 마당이 보였다. 돌담이 보였다. 담장 위로 하늘이 좁게 잘려 있었다.

소연은 창가에 서서 잠시 그 좁은 하늘을 보았다.

그러고는 창문을 닫고 돌아서서 마루 위에 쌓인 송진 가루를 쓸기 시작했다. 빗자루질은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먼지가 문 쪽으로 나가도록. 그것도 정해진 방향이 있었다.

빗자루를 다 쓸고 나면 다음 할 일이 있었다. 다음 할 일이 끝나면 그다음 할 일이 있었다.

문에 기름칠을 하는 날은 월요일이었다. 오늘은 월요일이었다. 소연은 솔과 기름 통을 제자리에 두고 연습실에서 나왔다. 문을 닫으면서 경첩 쪽으로 귀를 기울였다.

소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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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The Compound Does Not Face the Street — 고묘에서 태어난 여자 | GenNo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