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대청의 기둥마다 붉은 비단이 드리워졌고, 소씨 가문 대대로 내려온 청동 향로 셋이 삼각으로 배치되어 그 안에서 침향목이 타고 있었다. 연기는 무거웠다. 공기를 가르며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려앉듯 퍼져, 모인 사람들의 발목 언저리를 부드럽게 감쌌다. 소하림은 그 향 냄새가 싫었다. 너무 달았다. 마치 무언가를 덮으려는 것처럼.
소씨 가문의 대청은 넓었다. 열두 살짜리 아이가 서기에는 터무니없이 넓었고, 소하림은 그 넓이를 온몸으로 느끼며 자리에 섰다. 좌우로 도열한 어른들의 시선이 그의 등줄기를 따라 내려왔다. 축하의 시선이었지만 그것이 기대의 시선과 구분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소씨 가문은 총아를 사랑했다. 그러나 그것이 사랑인지, 아니면 투자인지는 언제나 조금 불분명했다.
단상 위에 족장 소회원이 앉아 있었다. 예순이 넘은 나이였으나 그의 체구에서는 여전히 팽팽한 긴장이 느껴졌다. 도기(道氣)를 오십 년 수련한 사람의 몸이 그러하듯, 피부 아래 어딘가에 압축된 것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하림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시선은 따뜻하지는 않았으나 진지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하림은 생각해왔다.
"소하림."
족장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으나 대청의 공기가 그것을 잡아서 사방으로 실어 날랐다.
"열두 해다. 네가 이 집에 태어나 처음으로 도기의 기운을 드러낸 날로부터 십이 년이 흘렀다. 오늘 이 자리는 그것을 기념함이 아니다. 네가 드디어 도기의 첫 문턱을 넘어 정식 수련자의 반열에 오름을 이 가문과 영기(靈氣) 대륙에 고하는 자리다."
침향목 연기가 하림의 코끝을 스쳤다. 그는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아버지 소무진이 단상 아래 한쪽에 앉아 있었다. 소씨 가문이 한 세대에 한 번 볼까 말까 하는 도기의 경지에 오른 인물이었으나, 그는 언제나 이런 자리에서 가장 눈에 띄지 않는 위치를 골랐다. 오늘도 그러했다. 하림이 힐끗 시선을 돌렸을 때, 아버지는 그를 보고 있었다. 딱 한 번, 짧게. 그리고 고개를 돌렸다.
하림은 아버지의 시선에서 무언가를 읽으려 했으나 그것은 늘 그러하듯 읽히지 않았다.
"도기 현시(顯示)를 시작하라."
족장의 명령이 떨어졌다. 하림은 숨을 들이마셨다.
수련을 시작한 이래로 이 순간을 수천 번 상상했다. 뱃속 깊은 곳, 명치 아래 손 하나 너비쯤 되는 자리에 도기의 씨앗이 있었다. 작고 뜨거운 것. 해가 갈수록 그것은 커졌고, 하림은 그 성장의 속도가 같은 또래의 몇 배라는 것을 스승에게, 가문의 장로들에게, 그리고 마침내 족장에게까지 인정받았다. 나선이라는 이름의 약혼녀가 정해진 것도 그 때문이었다. 소씨 가문이 대등하게 맺을 수 있는 가문. 하림의 가능성을 담보로 성립한 약조였다.
그는 내면을 향해 뻗어들었다.
평소라면 첫 호흡에 응했을 것이다. 도기는 그의 것이었고, 그는 그것을 불러내는 방식을 몸이 기억할 때까지 익혔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손이 무언가를 잡으러 뻗었는데, 그 무언가가 없었다. 아니, 있기는 했다. 그러나 방향이 거꾸로였다.
처음에는 어지러움이었다.
하림은 그것을 긴장 탓이라고 생각했다. 평정을 되찾으려 했다. 더 깊이 집중했다. 그것이 실수였다. 더 깊이 파고든 만큼, 역방향의 힘이 더 또렷하게 느껴졌다. 도기가 내부를 흘러야 할 방향과 정반대로 흐르고 있었다. 물이 위로 솟구치듯, 불꽃이 아래를 향해 타들어 가듯, 있어서는 안 되는 방향으로 그의 몸 안에서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뜨겁다고 생각할 새도 없었다.
경련이 명치에서 시작했다. 갈비뼈가 안으로 조여드는 것 같았다. 하림은 자신이 쓰러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했지만 그것을 막을 수 없었다. 무릎이 먼저 꺾였다. 대청의 바닥이 얼굴 쪽으로 기울었다. 누군가 소리를 질렀다. 향로에서 피어오르던 연기가 흔들렸고, 비단 장막이 스쳐지나가며 차가운 공기가 목덜미에 닿았다. 그것이 마지막으로 선명하게 감각된 것이었다.
그 다음은 불이었다.
내부에서 타오르는 불이었다. 밖에서는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연기도 없었고, 화염도 없었다. 그러나 하림은 자신의 몸속에서 무언가가 타고 있음을 알았다. 도기가 역류하며 경맥을 역방향으로 훑고 지나갈 때의 감각은, 이후 수십 년이 지나도록 그가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것들의 목록 맨 위에 자리할 터였다. 그것은 고통이라기보다는 삭제에 가까웠다. 무언가가 빠져나가는 것. 지워지는 것. 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 있던 것이 불에 타 재가 되어 어딘가로 흩어지는 것.
의식이 돌아왔을 때는 옆으로 누워 있었다. 뺨이 바닥에 닿아 있었다. 바닥의 나무결이 눈앞에서 흐릿하게 보였다. 침향목 냄새가 여전히 났으나 이제는 뒤집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달지 않았다. 썼다.
"하림."
아무도 없는 것처럼 조용했다. 그러나 방은 아까보다 더 많은 사람이 있었다. 가문의 의원이 그의 손목을 잡고 맥을 짚고 있었다. 장로 두 명이 서 있었다. 한 사람은 입을 반쯤 벌리고 있었고, 다른 사람은 눈을 감고 있었다. 족장 소회원은 단상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그것이 처음으로 이해한 것이었다.
족장은 내려오지 않았다. 사랑하는 손자뻘 되는 아이가 쓰러졌어도, 그는 단상에 앉아 있었다. 표정이 변했다. 변하기는 했다. 그러나 변한 방향이 하림이 상상했던 것과는 달랐다. 걱정이나 당혹이 아니었다. 차가움이었다. 사막에서 갑자기 그늘이 사라지듯, 기온이 내려가는 것처럼, 그의 얼굴에서 무언가가 빠져나갔다. 계산이 끝났을 때의 얼굴이었다. 결과가 나왔고, 그 결과에 따라 이후의 처리 방향을 정하는 사람의 얼굴.
하림은 그 얼굴을 본 순간, 아직 완전히 의식도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이해했다.
지금까지 자신에게 주어졌던 것들이 무엇이었는지를.
의원이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다. 경맥 역류. 도기 소실. 재활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발언하겠다는 말. 장로 하나가 낮게 혀를 찼다. 다른 하나가 계단 아래 흩어진 사람들에게 물러가라는 손짓을 했다. 비단 자락이 스치는 소리가 났다. 하나둘씩 발걸음이 멀어졌다. 사람들은 빠르게 물러갔다. 지나치게 빠르게.
아버지가 그의 곁에 앉았다.
그것은 예상하지 못했다. 하림은 겨우 눈을 들었다. 소무진은 아들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이번에는 외면하지 않았다. 무언가를 말하려는 것처럼 입을 조금 열었다. 그러나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니, 말이 있었는지도 불분명했다. 그는 잠시 그렇게 있다가, 아들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차가운 손이었다. 도기를 수련한 사람치고는 이상하리만큼 차가운 손이었다.
"하림아."
목소리는 낮았다. 대청에는 이제 세 사람뿐이었다. 족장은 이미 자리를 떴다.
아버지는 더 말하지 않았다. 손을 내렸다. 일어섰다. 그것이 전부였다.
하림은 그것을 이해하는 데 그 후로도 몇 년이 걸렸다. 아버지가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지. 그 침묵이 무정함이었는지 아니면 말로 할 수 없는 무언가였는지. 그러나 그날 밤, 열두 살의 그에게 그것은 그냥 버려짐이었다.
그날 밤 그에게 주어진 것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통보였다. 가문의 관리인이 그의 방 앞에 와서, 더 이상 이 방을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표정이 없는 얼굴이었다. 미안하다거나, 어쩔 수 없다거나 하는 말조차 없었다. 그것은 오히려 더 정직했다. 감정이 없었기 때문에 사정을 두지 않았고, 사정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적어도 거짓이 아니었다.
두 번째는 반지였다.
관리인이 작은 나무 상자를 내밀었다. 열었더니 반지 하나가 들어 있었다. 오래된 것이었다. 금도 은도 아닌, 색을 특정하기 어려운 금속으로 만들어졌고, 표면에는 가늘고 정밀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으나 마모되어 반쯤 지워진 상태였다. 무게에 비해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아무도 원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남겨졌다는 것을 하림은 직감으로 알았다.
"조상 대대로 전해오는 물건이라고 하셨습니다. 그것만은 귀하의 것이라 하셨습니다."
누가 그랬냐고 물었다. 관리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이미 돌아서고 있었다.
대문은 안에서 잠겼다.
하림은 대문 앞에 한동안 서 있었다. 가을이었다. 바람이 없었다. 소씨 가문의 담벼락이 그의 등 뒤로 길게 이어졌고, 담 너머에서 침향목 냄새가 아직 흘러나왔다. 향로는 아직 타고 있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는 손 안의 반지를 내려다보았다.
지워진 문양이 달빛에 반짝였다. 무슨 문양인지 알 수 없었다. 알 수 없었으나 그것은 차갑지 않았다. 아버지의 손보다 오히려 덜 차가웠다. 하림은 그것을 오른손 검지에 끼웠다. 헐거웠다. 아이의 손가락이었으므로 헐거웠고, 그것은 그에게 무언가를 상기시켰다. 아직 다 자라지 않았다는 것을.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그러나 그런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배가 고팠다. 저녁을 먹지 못했다. 몸이 여기저기 아팠다. 경맥이 역류한 충격이 가시지 않아 발끝이 저렸다. 잠잘 곳이 없었다. 열두 살이었다.
그는 담벼락을 따라 걸었다.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했다. 도시의 외곽으로 이어지는 길이 어둠 속에 뻗어 있었다. 침향목 냄새가 점차 멀어졌다. 거리의 냄새가, 흙과 우마(牛馬)와 사람들의 냄새가 그 자리를 채웠다. 덜 달았다. 하림은 그것이 오히려 나았다.
반지는 걸을 때마다 헐겁게 흔들렸다.
그는 손을 쥐었다. 떨어지지 않도록. 쥐면서,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그 금속의 감촉이 손바닥에 눌렸다. 무언가 있었다. 안에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날 밤 그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알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내일 어디서 자야 하는지. 모레는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열두 살짜리가 도기도 없이 이 도시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복수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 복수는 나중에 왔다. 그날 밤은 그저 배고픔이 먼저였고, 그 다음은 추위였고, 그 다음은 이름 없는 무언가였다. 이름을 붙이자면 슬픔이라 해야 하겠지만, 열두 살의 하림은 그것을 슬픔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냥 무겁다고 생각했다.
걸음이 무겁다고.
발이 땅에 가라앉는 것 같다고.
그렇게 소하림은 소씨 가문의 담벼락을 뒤로 하고,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반지는 그의 손 안에서 조용히 흔들렸고, 침향목의 연기는 이미 닿지 않는 곳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