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The Letter That Smelled of Ash

계단 아래는 열한 살이 되기에 좁은 공간이었다.

하준은 아침에 눈을 뜨면 머리 위 나무판자를 본다. 누군가 계단을 오를 때마다 판자가 삐걱거렸고, 그 소리는 집이 무언가를 알려주는 방식이었다. 외숙모가 일어났다. 외숙모의 큰딸이 화장실로 갔다. 외숙모의 작은딸이 발을 질질 끌며 부엌으로 내려갔다. 하준은 그 소리들만으로 아침이 어떻게 흘러갈지 알았다.

오늘은 자신의 생일이었다.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하준뿐이었다. 외숙모에게 그 날은 하준을 떠맡게 된 날이기도 했으므로, 기억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하준은 담요를 걷고 일어나 앉았다. 천장이 낮아서 허리를 완전히 펼 수 없었다. 습관이 된 자세였다. 반쯤 웅크린 채로 신발 끈을 묶고, 반쯤 웅크린 채로 오늘 하루를 시작하는 것. 그는 오래전부터 몸을 작게 만드는 법을 익혔다.

부엌에서 지글거리는 소리가 났다. 달걀 프라이 냄새가 문틈으로 비집어 들어왔다. 하준은 잠시 그 냄새를 맡았다. 그리고 신발 끈 매기를 마저 마쳤다.

외숙모 이름은 천씨였다. 하준은 한 번도 그녀를 이모라고 부른 적이 없었다. 그녀도 하준에게 그 호칭을 요구한 적이 없었다. 하준이 기억하는 한, 두 사람 사이에는 이름이 필요한 순간이 거의 없었다. 눈빛으로 충분했고, 대부분은 눈빛조차 필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하준이 보이지 않는 곳에 있을 때 가장 편안해 보였다.

하준은 계단 아래 공간의 낮은 문을 열고 나왔다.

부엌 식탁에 천씨와 두 딸이 앉아 있었다. 큰딸 혜진은 열네 살이었고 작은딸 나진은 열두 살이었다. 둘 다 하준을 보지 않았다. 천씨는 커피 잔을 두 손으로 감싸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창밖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흐린 하늘과 이웃집 담장뿐이었다.

하준은 찬장에서 식빵 한 조각을 꺼냈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그것이 아침이었다.

오전 열시쯤, 현관 우편함에서 소리가 났다.

딱딱하고 두꺼운 것이 떨어지는 소리였다. 하준은 마당 구석에서 장작을 패고 있었다. 도끼가 작아서 손목이 저렸지만 멈추지 않았다. 천씨가 우편함을 확인하러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하이힐 굽이 현관 타일 위를 두드리는 소리. 잠깐의 정적. 그리고 그 정적이 조금 너무 길었다.

하준은 도끼질을 멈췄다.

천씨가 봉투 하나를 들고 마당으로 나왔다. 황색 두꺼운 종이로 만든 봉투였다. 그녀는 봉투를 내려다보고 있었고, 표정이 없었다. 아니, 표정이 없는 것이 아니라, 표정을 지우는 중이었다.

하준은 그 차이를 알았다.

"너한테 온 거야."

그녀가 봉투를 마당 한가운데 놓인 장작 더미 위에 올려놓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하준은 한동안 그 봉투를 보기만 했다.

봉투 앞면에 글씨가 있었다.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어딘가, 천씨의 주소. 그리고 그 아래, 손으로 쓴 이름. 강하준. 필체는 낯설었다. 힘이 있었으나 급하지 않았고, 정확했으나 차갑지 않았다. 하준은 자신의 이름이 그런 방식으로 쓰여 있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봉투를 집어 들었다.

냄새가 났다. 희미하게. 잿내 같기도 했고, 오래된 불씨 같기도 했다. 연기가 아니라 연기가 사라진 자리의 냄새. 하준은 자신도 모르게 봉투를 코 가까이 가져갔다가, 멈췄다. 그리고 손끝으로 봉투 뒷면의 밀랍 봉인을 확인했다. 둥근 문양이 찍혀 있었다. 그는 그 문양이 무엇인지 몰랐다. 알아야 한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다만 손가락 끝에 닿는 질감이 달랐다. 평범한 편지가 아니었다.

그는 봉투를 뜯지 않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천씨는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 텔레비전은 꺼져 있었다. 그녀는 창문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준이 봉투를 들고 들어오자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하준이 봉투를 내밀었다. 말없이.

천씨는 잠시 봉투를 바라보다가 받아 들었다. 밀랍 봉인을 엄지손가락으로 눌러보더니, 그것을 뜯었다. 편지를 꺼냈다. 읽었다. 읽는 동안 그녀의 눈이 움직이는 것을 하준은 보았다. 위에서 아래로. 다시 위에서 아래로. 두 번 읽었다.

그리고 편지를 소파 옆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준은 그 침묵이 어떤 종류인지 알았다. 그것은 충격의 침묵이 아니었다. 몰랐던 것을 알게 된 사람의 침묵이 아니었다. 오래전부터 기다려온 것이 마침내 도착했을 때의 침묵이었다. 기다림이 끝난 사람의, 이제 다음을 생각하는 침묵.

하준은 탁자 위의 편지를 집어 들었다.

청명원 마법학교. 그 이름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종이는 보통 종이가 아니었다. 빛을 받으면 표면 아래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고, 잿내가 더 강하게 올라왔다. 입학 허가. 강하준 학생. 본교는 귀하의 입학을 허가합니다. 다음 구절들은 날짜와 장소와 준비물에 관한 것이었는데, 하준은 그것들을 읽으면서도 읽은 것이 머릿속에 쌓이지 않았다. 자신의 이름이 적힌 첫 줄에서 눈이 계속 돌아왔다. 강하준. 강하준. 그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던 누군가가 쓴 이름.

"마법학교."

하준이 말했다.

천씨가 대답하지 않았다.

"저한테 왜 이런 게 오는 거예요."

천씨가 무릎 위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손등에 실핏줄이 돋아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손가락을 폈다가 오므렸다.

"부모님이 그쪽 사람들이었어."

목소리가 건조했다. 설명이 아니라 처리였다.

"그쪽 사람들이요."

"마법사."

단어 하나. 그 이상은 없었다.

하준은 편지를 다시 한 번 보았다. 종이 위에서 잿내가 났다. 오래된 불의 냄새. 아주 멀리서 온 것들이 가지고 오는 냄새. 그는 손가락 사이로 편지가 구겨지지 않도록 힘을 조절했다.

"언제부터 알고 있었어요."

"처음부터."

"처음부터라는 게."

"네가 왔을 때부터."

하준이 왔을 때는 태어난 지 몇 달 되지 않았을 때였다. 부모가 없어졌을 때. 사람들이 그를 천씨에게 데려다 놓았을 때. 그녀는 그때부터 알고 있었다. 그리고 열한 해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준은 천씨를 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창밖을 보고 있었다. 흐린 하늘. 이웃집 담장.

원망이 올라올 것 같았는데 올라오지 않았다. 그 자리에 있는 것은 원망보다 낮은 온도의 무언가였다. 오래된 것들이 자기 자리를 확인할 때의 느낌. 하준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이 집에서 그는 짐이었다. 기다려온 무언가가 그 짐을 가져가주기를 천씨는 기다려왔다. 그리고 이제 그 무언가가 왔다.

하준은 편지를 접었다. 두 번 접었다. 그리고 셔츠 안쪽 주머니에 넣었다.

"언제 가야 해요."

천씨가 소파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걸어갔다.

대답 대신이었다.

하준은 거실에 혼자 섰다. 텔레비전이 꺼진 검은 화면에 그의 모습이 흐릿하게 비쳤다. 반쯤 웅크린 자세. 오래된 습관. 그는 잠시 그 모습을 보다가 시선을 거두었다.

계단 아래로 돌아갔다. 낮은 문을 열고, 낮은 천장 아래로 들어가 앉았다. 손으로 편지를 다시 꺼내 폈다. 잿내가 났다. 희미하게, 그러나 분명히.

이름 모를 누군가의 필체로 쓰인 자신의 이름을 하준은 오래 들여다보았다.

창밖에서 바람이 불었다. 계단이 삐걱거렸다. 아무도 오지 않았다.

열한 살의 생일이 그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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