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The Hand He Chose to Take

비석은 그가 기억하는 것보다 작았다.

박새로이는 잔디가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한 흙 앞에 서서 그 사실을 생각했다. 아버지의 이름 네 글자. 생년과 몰년 사이의 짧은 줄. 화강암은 차가웠고, 십일월의 바람은 그의 외투 깃을 스쳐 지나갔다. 향 한 개비가 꽂혀 있었다—자신이 꽂은 것이었다. 연기가 가늘게 피어올랐다가 바람에 꺾였다.

그는 무릎을 꿇지 않았다. 아버지는 그에게 무릎 꿇는 법을 가르치지 않았다.

"아버지."

소리가 공기 속으로 사라졌다. 대답은 없었다. 묘지는 한산했고, 멀리서 예초기 소리만 간헐적으로 들렸다. 새로이는 외투 주머니 속에 손을 넣었다. 왼쪽 주머니에 접힌 종이가 있었다—장가그룹 명함 뒷면에 적힌 주소와 날짜. 장대희의 비서가 보낸 문자를 그가 손으로 옮겨 적은 것이었다. 출력하는 것은 왠지 내키지 않았다.

오늘 오후 세시.

그는 종이를 꺼내지 않았다.

"내가 틀린 건지도 몰라."

혼잣말이었다. 아버지에게 하는 말인지,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인지 구별하지 않았다. 죽은 사람 앞에서 그 구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박성열. 그는 가게를 가지고 있었다. 작은 식당이었다—포장마차에서 시작해서 허름한 상가 건물 1층에 자리를 잡기까지 이십 년이 걸린. 메뉴는 세 가지를 넘지 않았고, 간판 글씨는 언제나 약간 삐딱했다. 아버지는 그 삐딱한 글씨를 고치지 않았다. 손으로 직접 썼으니까, 라고 했다. 새로이는 그 말의 의미를 어릴 때는 이해하지 못했다.

이해한 건 아버지가 없어지고 나서였다.

사고는 사 년 전이었다. 장근원—장대희의 아들—이 몰던 차가 새벽 도로에서 아버지를 쳤다. 장근원은 도망쳤다. 장가그룹의 법무팀이 그 도망을 처리했다. 판결은 나왔고, 항소가 있었고, 합의가 있었고, 그리고—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세상은 계속 돌아갔다. 장가그룹의 주가는 그 분기에 소폭 상승했다.

새로이는 사 년을 싸웠다. 법정에서, 거리에서, 혼자서. 아버지의 식당을 팔아 변호사 비용을 냈다. 밤을 새우며 판례를 읽었다. 그는 이길 수 없는 싸움을 싸우는 사람이 어떤 얼굴을 하는지 거울로 확인했다—각이 진 턱과 지워지지 않는 눈 밑 그늘, 그리고 화가 너무 오래되어 이미 표정이 아니라 체온이 되어버린 그 무언가.

그리고 한 달 전, 장대희가 직접 전화를 했다.

기억은 여전히 선명했다.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놀라울 만큼 낮고 차분했다. 위협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장대희는 새로이에게 일자리를 제안했다. 장가그룹 외식사업부. 직급은 낮다. 급여는 보통이다. 하지만 내부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했다. 당신이 원하는 변화가 있다면, 그것은 밖에서 두드리는 것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새로이는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사흘 동안 잠을 자지 않았다.

사흘째 새벽, 그는 아버지의 식당이 있던 골목을 걸었다. 지금은 다른 가게가 들어서 있었다—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 유리문 너머로 냉동 조명이 하얗게 빛났다. 새로이는 그 앞에 서서 반사된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 그 얼굴이 무기를 들고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기였지만—그는 알 수 있었다. 사 년 동안 갈아온 것이라 날이 서 있었다.

그는 그 무기를 오래 바라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이 칼로 무엇을 자를 수 있는가. 장대희를? 아니다. 장근원을? 이미 그 싸움의 결과를 알고 있었다. 체제를? 칼 한 자루로 체제를 자르는 건 손잡이가 녹아내릴 때까지 돌에 칼을 내리치는 일이었다. 돌은 상처받지 않는다.

그렇다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그 생각이 처음 든 순간, 새로이는 그것이 합리화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두 번째로 그 생각이 든 순간에도 알았다. 그러나 세 번째로 그 생각이 들었을 때—새벽 네 시, 무인 판매점의 냉동 조명 앞에서—그는 전화기를 꺼내 장대희의 비서 번호로 문자를 보냈다.

만나겠습니다.

지금 그는 아버지의 비석 앞에 서 있었다. 오후 두 시 십오 분. 장대희의 사무실까지는 차로 사십 분이었다.

"내가 틀린 거라면."

새로이가 다시 말했다. 바람이 향 연기를 가로로 눕혔다.

"돌아올게."

그는 고개를 한 번 숙였다. 오래 숙이지 않았다. 뒤돌아 걸었다. 잔디가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한 흙 위에 그의 발자국이 남았다.

---

장가그룹 본사 빌딩은 강남 도심에 서 있었다. 유리와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사십이 층짜리 건물이었고, 지하 주차장 입구부터 이미 다른 공기가 흘렀다—차갑고 정제되고, 출처를 알 수 없는 향기가 미세하게 섞인. 새로이는 방문객 주차 구역에 차를 세웠다. 시동을 끄고, 룸미러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 면도를 했다. 넥타이는 매지 않았다. 장대희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었고,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도 있었다.

로비는 넓었다. 안내 데스크 뒤의 직원이 그에게 시선을 보냈다가 방문자 명부로 시선을 내렸다. 새로이는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직원은 무표정하게 내선 전화를 들었다. 잠시 후, 비서 한 명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왔다. 서른 즈음 되어 보이는 여자였다. 미소는 정확했다—정확한 각도로, 정확한 지속 시간만큼 유지되는.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회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엘리베이터는 빨랐다. 층수를 표시하는 숫자가 올라가는 동안 새로이는 문에 반사된 자신을 보았다. 금속 표면이라 상이 완벽하지 않았다. 윤곽만 있고 세부가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사십이 층. 문이 열렸다.

---

장대희의 집무실은 조용했다.

그것이 새로이가 처음 인지한 것이었다—소리의 질감. 이 높이에서는 도시의 소음이 들리지 않았다. 통유리 너머로 강남의 스카이라인이 펼쳐져 있었지만 그것은 그림처럼 침묵했다. 카펫이 발소리를 흡수했다. 공기 조절 장치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완벽하게 관리된 침묵이었다.

장대희는 창가에 서 있지 않았다. 그는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서류를 보고 있었고, 새로이가 들어오는 소리에 서류를 내려놓았다. 그 동작이 자연스러웠다—연습된 자연스러움인지, 진짜 자연스러움인지 구별할 수 없는.

그는 예순 초반이었다. 머리는 고르게 희었다. 얼굴에는 주름이 있었지만 그 주름들이 그를 늙어 보이게 하지는 않았다—오히려 무게감을 더했다. 손은 크고 안정적이었다. 그는 일어서며 새로이를 향해 걸어왔다.

"박새로이 씨."

목소리는 수화기로 들었을 때와 같았다. 낮고, 차분하고, 서두르지 않는.

"앉으시죠."

새로이는 앉지 않았다. 장대희는 그것을 지적하지 않았다. 그는 소파가 아니라 책상 모서리에 기대는 자세를 취했다—격식을 약간 풀어주는 제스처.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두 걸음이었다.

"오는 길에 막혔습니까?"

"아니요."

"요즘 강남 쪽이 공사가 많아서."

새로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장대희는 그 침묵을 어색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창 쪽으로 시선을 잠깐 돌렸다가 다시 새로이에게로 돌아왔다.

"제 제안을 고민하는 데 한 달이 걸렸군요."

"네."

"그 한 달 동안 무슨 생각을 하셨습니까?"

새로이는 잠시 장대희의 얼굴을 보았다. 그 얼굴에는 조롱이 없었다. 호기심이 있었다—진짜처럼 보이는 호기심이. 그것이 새로이를 더 조심스럽게 만들었다.

"당신이 왜 이 제안을 했는지 생각했습니다."

장대희가 약간 미소를 지었다. 입꼬리가 올라가는 정도였다.

"그리고?"

"적이 안에 있으면 보이는 적이지만, 밖에 있으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움직인다는 걸 당신은 알고 있다."

장대희는 대답하지 않았다. 새로이는 계속했다.

"저는 당신의 계산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제가 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도 저는 왔습니다."

"왜?"

"당신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침묵이 흘렀다. 장대희는 새로이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는 측량하는 무언가가 있었다—건물의 내력을 계산하는 엔지니어의 시선처럼. 새로이는 그 시선 아래에서 눈을 피하지 않았다.

"무엇이 틀렸다는 겁니까?"

"세상이 강한 자의 것이라는 것."

장대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일어서서 책상으로 돌아갔다. 서랍을 열었다. 명함 크기의 봉투를 꺼냈다.

"외식사업부 인사발령 서류입니다. 직급은 5급 일반직. 부서 배치는 다음 주 월요일부터." 그는 봉투를 들고 새로이에게로 왔다. "저는 당신이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논쟁은—" 그가 봉투를 내밀었다. "이걸 받고 나서 하는 게 더 재미있을 것 같군요."

새로이는 봉투를 보았다. 그리고 장대희의 손을 보았다. 그 손이 아직 봉투를 쥐고 있었다. 두 사람이 같이 쥐게 되는 순간이 올 것이었다—그가 봉투를 받는 순간.

그는 봉투를 받았다.

악수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장대희의 손은 단단하고 건조했다. 새로이의 손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정확히 두 번 손을 흔들었다. 그것은 비즈니스 악수였다—감정이 아니라 의사결정의 확인.

장대희가 미소를 지었다. 그해 가장 중요한 계약을 마무리한 사람의 미소였다. 입가에만 있는 미소가 아니었다—눈가에도, 자세에도, 그가 내쉬는 조용한 숨에도 있었다.

새로이는 그것을 보면서 생각했다.

나는 강하기 때문에 이 손을 잡은 것이다.

그 생각은 진심이었다. 그는 자신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 진심이 충분한지—봉투를 쥔 손이 식기 전에는 알 수 없었다.

---

엘리베이터가 내려갔다.

새로이는 금속 문에 비친 자신을 다시 보았다. 오를 때와 같은 문이었다. 같은 반사였다. 그러나 그의 한쪽 손에는 봉투가 있었다.

윤곽만 있고 세부가 없는 사람.

로비에서 나와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동안, 그는 아버지의 묘지에서 했던 말을 기억했다.

내가 틀린 거라면, 돌아올게.

그는 차에 탔다. 시동을 걸었다. 출구 차단기가 올라갔다. 그는 도로로 나왔다. 강남의 오후 햇빛이 차 앞유리에 내리꽂혔고, 그는 선바이저를 내렸다.

봉투는 조수석에 놓여 있었다.

그는 그것을 보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신호 대기 중에, 자신도 모르게 한 번 시선이 갔다. 흰 봉투. 장가그룹 로고가 좌측 하단에 찍혀 있었다. 아주 작은 로고였다. 절제된 디자인이었다.

새로이는 앞을 보았다.

신호가 바뀌었다. 그는 액셀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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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The Hand He Chose to Take — 클래스 제로 (Class Zero) | GenNo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