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이 먼저였다.
제단의 돌 표면이 그것을 모두 받아들였다. 흠뻑, 천천히, 오래된 돌이 빗물을 흡수하듯. 키리가쿠레의 안개는 언제나처럼 방 안 가득 스며들어 있었다. 창도 없고, 빛도 없고, 오직 벽에 박힌 횃불 두 개만이 흔들리며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렸다. 여자는 제단 위에 누워 있었다. 손이 떨리고 있었다. 떨림이 아니라 경련이었다—의지로는 막을 수 없는 종류의.
우즈마키 나미.
그녀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이 방에 없었다.
"인장을 완성하십시오."
목소리는 제단 맞은편에서 왔다. 차갑고, 건조하고, 서두르지 않는 목소리. 아오는 두 손을 소매 안에 겹쳐 넣은 채 서 있었다. 오른쪽 눈에 박힌 청안이 어둠 속에서도 푸르스름하게 빛을 담고 있었다. 그는 여자를 내려다보고 있었지만, 그의 시선이 닿는 곳은 여자가 아니었다. 그 옆, 양피지 위에 펼쳐진 봉인 도식이었다.
"아직… 아직 시간이—"
"시간은 없습니다."
나미는 입술을 깨물었다. 피가 났다. 그 피마저도 제단 위로 흘러내렸다.
아이는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막 태어난 아이가 낼 수 있는 가장 큰 소리로, 세상에 도착했음을 항의하는 것처럼. 조산사는 이미 방에서 물러나 있었다. 이 방에서 목격자는 필요하지 않았다. 나미는 떨리는 팔을 뻗어 아이를 끌어당겼다. 아이의 피부는 놀랍도록 따뜻했다. 그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이 방의 모든 것이 차갑고 딱딱하고 젖어 있는데, 이것만이 살아있는 것처럼 뜨거웠다.
인장 수인은 복잡했다. 아홉 개의 연속된 손 동작, 우즈마키 일족만이 전수받는 봉인술의 정수. 나미는 그것을 열네 살부터 배웠다. 키리가쿠레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 날부터.
손가락이 흔들렸다.
"집중하십시오."
아오의 목소리는 달라지지 않았다. 경고도 아니었고 격려도 아니었다. 단순한 관찰이었다. 기계가 오작동을 지적하는 방식.
나미는 눈을 감았다. 아이가 울고 있었다. 손바닥 위로 작은 온기가 전해졌다. 폐 속의 공기를 모두 내보내고, 그 자리에 오직 수인만을 채웠다. 손가락이 움직였다. 하나. 둘. 셋.
빛이 터져 나왔다.
붉은 빛이었다. 안개마을의 봉인술은 언제나 붉은빛을 품고 있었다—마치 피가 마르기 전의 색처럼, 습하고 진하고 사라지기를 거부하는 색. 그 빛이 아이의 배꼽 주변을 감쌌다. 아이는 더 크게 울었다가, 갑자기 멈췄다.
나미는 그 침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싶지 않았다.
봉인이 완성되는 순간, 그녀는 내부에서 무언가가 끊어지는 것을 느꼈다. 실이 당겨지다가 끊기는 것처럼—고통이 아니라 소멸이었다. 손이 아이에게서 떨어졌다. 의지로 내린 것이 아니었다. 손이 먼저 알고 있었다.
"잘했습니다."
아오가 앞으로 걸어왔다.
나미의 눈이 그를 향했다가, 아이에게로 돌아갔다. 아이는 이제 울지 않았다. 둥그런 눈으로 천장의 어둠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동자의 색이 이상했다—벌써부터 무언가를 담고 있는 것처럼, 아이의 눈치고는 너무 고요했다.
"이름을." 나미의 목소리는 속삭임보다 낮았다. "이름만은—"
"이미 지정되어 있습니다."
아오는 아이를 들어 올렸다. 안는 방식이 아니었다. 집어 드는 방식이었다. 무게를 재듯, 균형을 확인하듯.
"렌."
나미가 말했다. 아오가 말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먼저 말했다.
아오는 잠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인장은 이미 봉인된 봉인술 반동이 그녀의 몸을 갉아먹고 있었다. 심장이 몇 번이나 더 뛸 수 있을지, 그의 청안이 조용히 계산하고 있었다.
"렌." 그는 한 번 반복했다. 되새기는 것도 아니었고, 동의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데이터를 저장하듯.
그는 아이를 안고 방을 나갔다.
문이 닫혔다.
제단 위에는 봉인의 붉은 빛 자국이 남아 있었다. 아직 식지 않은 것처럼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나미는 그것을 보다가, 보지 않게 되었다.
키리가쿠레의 안개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조용했다.
아이는 울지 않았다.
그것이 첫 번째로 기록된 이상 징후였다. 붉은 안개 부대의 관리 일지에 그렇게 적혔다. 생후 이틀째, 신생아 특유의 수유 반응 이후 발성 없음. 세 번째 날도 마찬가지였다. 일주일이 지나도록 아이는 울지 않았다.
보고를 받은 아오는 연필을 잠시 멈췄다가 다시 움직였다.
'양호.'
복도는 좁고 낮았다. 키리가쿠레의 시설 깊은 곳, 외부의 습기가 닿지 않는 층에 있었지만 공기는 여전히 눅눅했다. 돌벽에서 끊임없이 스며 나오는 냉기가 복도 전체를 균등하게 식히고 있었다. 등 하나, 등 하나, 일정한 간격으로 박힌 등불들이 흔들리지 않는 광원을 제공했다. 흔들리지 않도록 설계된 것들이었다.
관리자들은 소리를 내지 않았다.
아이를 담당하는 관리자는 교대 근무를 했다. 여섯 시간씩, 두 명이, 아이의 방을 드나들었다. 그들은 필요한 것을 제공했다—수유, 체온 유지, 봉인 상태 확인. 그것뿐이었다. 잡담을 하지 않았다.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아이가 손을 뻗어도 손가락을 내어주지 않았다.
붉은 안개의 훈련 교범 제일 장, 제삼 절:
'정서적 연결은 자산에 취약점을 생성한다.'
아이는 이것을 읽지 못했다. 읽을 나이가 아니었다. 하지만 손을 뻗어 잡히는 것이 없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그의 몸이 배우고 있었다.
손을 뻗는 일이 점점 줄어들었다.
생후 두 달이 지난 어느 날, 관리자 하나가 아이의 방에 들어섰다가 잠시 멈추었다. 아이가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리 없이, 움직임 없이. 갓난아기가 그런 식으로 가만히 있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았다. 관리자는 체온을 확인하고, 봉인 상태를 점검하고, 이상 없음을 기록하고 나갔다.
일지에는 아무것도 추가되지 않았다.
봉인 내부에서, 무언가가 눈을 떴다.
오래된 의식이었다. 수천 년의 무게를 가진 의식이. 어둠 속에서 천천히, 마치 깊은 잠에서 억지로 끌어올려지는 것처럼—육미 달팽이 사이켄은 새로운 봉인의 벽을 감지했다.
처음 든 감각은 압박이었다. 전생의 봉인들보다 좁았다. 우즈마키 일족의 봉인은 언제나 효율적이었고, 그것은 넉넉함을 의미하지 않았다. 사이켄은 거대한 몸을 접었다. 달팽이의 껍데기 안으로 스며드는 것처럼—그것이 은유가 아니었다. 그는 실제로 그렇게 했다.
벽을 더듬었다. 봉인의 성질을 읽었다. 피로 그린 인장의 냄새가 아직 배어 있었다. 위급하게, 서두르며, 그러나 정확하게 그어진 인장이었다. 그것을 그린 손이 떨리고 있었을 것이라는 것을 그는 알았다. 봉인은 완벽했다. 완벽하게 그어진 손의 떨림은 다른 방식으로 기록된다.
그다음, 숙주를 감지했다.
사이켄은 오래 살았다. 수많은 숙주를 거쳤다. 강한 숙주도 있었고, 약한 숙주도 있었다. 증오로 가득한 숙주도 있었고, 공포로 가득한 숙주도 있었다. 봉인 안에서 사이켄이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은 숙주의 내부 온도였다—감정의 온도.
아이는 차가웠다.
아직 감정의 언어를 모르는 나이였다. 그것은 이상하지 않았다. 이상한 것은 감정의 언어를 배울 틈이 없다는 것이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들이—목소리, 온기, 반응—너무 규칙적이고 너무 건조했다. 아이의 내면은 그것을 받아 자라나야 할 것들이 없었다.
사이켄은 잠시 그 감각을 음미했다.
수천 년 동안 그는 분노를, 공포를, 광기를, 절망을 봉인 안에서 견뎌 왔다. 모든 것이 소음이었다. 시끄럽고 뜨겁고 그를 쉬게 내버려 두지 않는 소음이었다. 이번은 달랐다.
조용했다.
조용하다는 것이 오히려 불편했다. 사이켄은 그 불편함의 이유를 찾다가, 찾는 것을 멈추었다. 너무 이른 결론은 언제나 틀렸다. 그는 기다릴 줄 알았다. 수천 년을 살아온 존재에게 기다림은 어렵지 않았다.
다만 이 조용함이 무엇으로 채워지는지, 혹은 채워지지 않는지를—
그는 보기로 했다.
오래된 눈이 어둠 속에서 천천히 감겼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왔다가 가을이 왔다.
키리가쿠레에서 계절은 안개의 농도로 가늠했다. 여름에는 안개가 옅어지고, 겨울에는 짙어졌다. 봄과 가을은 구분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닌자들은 대부분 구분하지 않았다.
아이는 걷기 시작했다.
복도를 걷는 아이의 발소리는 작았다. 아이치고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발소리였다. 관리자들은 그것을 기록하지 않았다. 기록해야 할 이상 사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조용한 아이는 조용한 자산이었다.
관리실 창으로 복도를 들여다보던 관리자 하나가 반대편에서 온 동료에게 말했다.
"또 혼자서 걷고 있어."
"그러게."
"저 나이 애들은 보통 뭐든 잡고 다니지 않나. 뭔가를."
"우리 훈련생들은 안 그래."
짧은 침묵이 있었다.
"이건 훈련생이라고 부르기엔 좀—"
"임무 자산이야." 동료가 말을 잘랐다. "분류가 다르다고."
복도에서 아이는 멈추었다. 벽에 박힌 등불 아래 서서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손바닥을 폈다가, 오므렸다가. 무엇인가를 찾는 것처럼. 혹은 무엇인가를 확인하는 것처럼.
관리자들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아이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복도 끝에서 다른 복도가 시작되었다. 이 시설에는 끝이 없었다. 아이는 그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차가운 돌벽이 좌우로 이어지고, 천장 낮은 복도가 다시 꺾이고, 닫힌 문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어떤 문에서는 소리가 났다. 어떤 문은 영원히 열리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아이는 아무 문도 두드리지 않았다.
이미 배웠다.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 것들이 있었다. 그것은 벽이 가르쳐 주었다. 침묵이 가르쳐 주었다. 뻗어도 잡히지 않는 손이 가르쳐 주었다.
아이는 걷다가 멈추었다. 창 하나가 있었다—이 층에는 드물게, 외부로 연결된 작은 창이 있었다. 손이 닿지 않을 높이에 있었다. 아이는 발끝을 세웠다. 여전히 닿지 않았다.
안개였다.
창밖으로 안개만이 보였다. 흰색도 아니고 회색도 아닌, 키리가쿠레 특유의 빛을 흡수하는 안개. 그 안에 무언가가 있는 것처럼 보이다가,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다가. 시작도 끝도 없이 그냥 거기 있었다.
아이는 오래 그것을 바라보았다.
봉인 안에서, 사이켄이 그 시선의 끝에 있는 것을 느꼈다. 안개. 이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스스로 무언가를 찾아 걸어가 바라본 것이 안개였다.
사이켄은 그 사실을 기록했다. 오래된 기억 속에, 방대한 역사의 한 모퉁이에.
이 아이가 무엇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다만 안개를 바라보는 눈이 있었다. 그리고 그 눈은, 아직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
창밖으로 키리가쿠레의 안개가 흘렀다. 느리고 균일하고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는 방식으로.
아이는 발끝을 내렸다.
걷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