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The Jade That Would Not Cooperate

화요일 오전 아홉 시 십사 분.

강남구 삼성동 어딘가의 고층 펜트하우스 서재에서, 이진영 씨—서울대 국어국문학 석사, 교육 경력 칠 년, 학부모 후기 별 다섯 개—가 자신의 레슨 플랜 파일을 노트북 가방에 집어넣으며 손가락 끝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선생님."

가보옥이 서재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발에는 슬리퍼. 아마 이십만 원짜리 슬리퍼.

"선생님, 방금 읽은 거요. 3분기 독해 목표치—도달 가능한 수준으로 조정—핵심 역량 내재화를 통한 언어 능력 향상—이거 제가 제대로 읽은 건가요?"

이진영 씨가 노트북 가방의 지퍼를 닫았다. 끝까지.

"선생님 플랜에요. 제가 틀린 게 있으면—"

"그만하세요."

"네?"

"그만하시라고요."

이진영 씨의 목소리가 생각보다 작았다.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창밖에는 오월의 강남이 아무것도 모른 채 반짝이고 있었다—유리 커튼월 빌딩들, 가로수 신록, 주차장 경비원의 형광 조끼. 서재 안에서는 바깥이 하나의 배경화면처럼 보였다.

보옥이 소파 등받이에 팔을 올렸다.

"3분기 독해 목표치라는 말이, 저는 도저히—"

"학생."

이진영 씨가 처음으로 그를 정면으로 보았다. 눈이 약간 붉었다.

"저는 오늘로 수업을 종료하겠습니다."

보옥이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사유는 철학적 불일치예요."

그녀가 가방을 들었다. 어깨에 걸었다. 서재 문을 열었다. 복도에 서 있던 가사 도우미가 반사적으로 허리를 굽혔고, 이진영 씨는 그 인사를 받으며 현관 쪽으로 사라졌다.

보옥은 혼자 남았다.

창밖 배경화면은 변함없었다. 그는 소파에서 일어나 책상으로 걸어갔다. 목 아래 짧은 끈에 달린 옥 펜던트가 셔츠 밖으로 빠져나오며 흔들렸다. 새끼손톱 크기의 반투명한 백옥. 나중에 가문의 홍보팀이 '탄생의 징표'라고 불렀던 물건. 보옥 본인은 그것을 의식하지 않는다. 태어날 때부터 목에 있었으니, 어머니가 거기 달아놓은 것처럼 자신의 목도 그냥 몸의 일부다.

그는 책상 위의 두보 시집을 펼쳤다. 이진영 씨가 가져온 독해 지문—「국어 비문학 실전 문제집 2026, 사회 제재편」—이 책 위에 놓여 있었다. 그는 그것을 들어 소파 구석으로 던졌다.

멀리 떨어진 안방 쪽에서 슬리퍼 끌리는 소리가 들렸다.

가마담—가 씨 가문의 안주인, 왕씨 집안에서 시집 온, 이 집에서는 모든 사람이 '마님'이라 부르고 보옥만이 가끔 '어머니'라고 부르는—이 서재 문을 직접 열지 않는다는 것을 보옥은 알고 있다. 대신 복도에서 도우미에게 두 마디를 전달하고, 도우미가 와서 노크한다.

삼십 초쯤 뒤, 노크 소리가 났다.

"드릴 말씀이 있으시답니다."

보옥은 두보를 읽었다.

봄 강 꽃 피는 아침을 감각하기도 전에 여름이 왔다, 고 하던가.

왕희봉은 그날 오전 열한 시에 연락을 받았다.

"선생이 또 나갔어."

마담 왕의 목소리는 통화 중에도 특유의 온도—너무 낮지도 높지도 않은, 기온이라기보다는 실내 적정 습도 같은—를 유지했다.

희봉은 자신의 다이어리를 펼쳤다. 화요일 란에 이미 세 줄이 적혀 있었다: 약국 처방전 갱신, 청담 갤러리 후원금 이체, 하청업체 계약서 수정 요청. 그 아래 빈칸에 그녀는 새로 썼다.

보옥 과외 선생—열한 번째 교사 사직.

그리고 한 글자를 더 적었다.

이번 주 내.

"이번 주 안으로요?"

"금요일까지."

마담 왕이 끊었다.

희봉은 잠시 통화가 끊긴 화면을 바라보다가, 거실 창밖의 삼성동 스카이라인을 바라보다가, 다시 다이어리를 닫았다. 이 건물의 주소는 도로명으로 읽으면 스물네 글자다. 교육 전문 에이전시가 강남에 세 곳 있는데, 둘은 이미 썼고 하나만 남아 있다. 남은 에이전시의 홈페이지에는 현재 등록된 과외 교사가 여든여섯 명이라고 나와 있다.

희봉은 에이전시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건이요? 국어 전공, 문학 쪽이면 더 좋고요. 네, 가정 방문이에요. 강남." 그녀는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말했다. "고집 있는 학생이에요. 웬만한 사람은—네. 알겠어요. 마감이 자정이라고요? 지원자 있으면 내일 아침까지 프로필 보내주세요."

통화를 끊고 그녀는 다이어리를 다시 펼쳤다. 빈칸에 추가로 적었다.

면접—인내심 테스트 필수.

그리고 괄호 안에 작게:

(울면 탈락)

세 정거장 남쪽.

지하철 2호선 어느 역에서 걸어서 오 분, 반지하 고시원 201호.

임대옥은 학생의 에세이를 두 번째 읽고 있었다.

제목: 「노력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분량: A4 한 장 반. 교사가 정해준 주제, 교사가 정해준 분량. 내용은 대략 이런 식이었다—노력은 아름답다. 땀 흘리는 자에게 결실이 온다. 어려운 환경도 이겨내면 된다. 우리 할아버지도 그러셨다. 나도 그러고 싶다.

대옥은 빨간 펜을 들고 마지막 문단에 밑줄을 그었다.

나도 그러고 싶다.

그녀는 잠시 펜을 내려놓았다. 방 안의 냄새가 났다—오래된 페인트, 누군가가 복도에서 끓인 라면 국물, 창문을 열면 들어오는 흙냄새와 배기가스가 뒤섞인 것. 창은 지금 닫혀 있다. 창을 열면 지나가는 사람의 발목만 보인다.

그녀는 펜을 다시 들었다.

마지막 문단을 지웠다.

그 자리에 썼다:

노력은 아름답지 않을 수도 있다. 노력이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그때 노력은 그냥 소모다. 하지만 우리는 그 차이를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에 계속한다. 그것이 더 정확한 설명이다.

그녀는 다시 읽었다.

지웠다.

학생용 피드백 칸에는 이렇게 적었다: 마지막 문단—결론이 너무 빠릅니다. 근거를 한 문장 더 추가해보세요.

에세이를 봉투에 넣으며 대옥은 기침을 했다. 짧고 건조한 기침이었다. 창문 바깥의 발목들이 지나갔다—구두 한 켤레, 운동화 두 켤레, 배달 오토바이 바퀴. 그녀는 일어나서 냉장고를 열었다. 즉석밥 두 개, 계란 세 개, 보리차 페트병. 보리차를 한 모금 마셨다.

책상 위에 노트북이 열려 있었다. 그 옆에 두꺼운 노트—표지가 너덜너덜하고, 끈으로 묶여 있고, 봉투 안에 들어가 있고, 봉투 밑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바닥 장판 아래—는 지금 책상 위가 아니라 그 아래에 있다.

그녀는 노트북을 켰다.

오후 여덟 시였다.

화면에 강남 교육 전문 에이전시 홈페이지가 열렸다. 과외 교사 등록 페이지. 그녀는 이미 오전에 초안을 써두었다.

이름: 임대옥. 전공: 국어국문학(학사). 경력: 독해·논술 지도 이 년. 강의 가능 과목: 국어, 문학, 논술.

자기소개란에는 이렇게 썼다:

텍스트를 읽는 능력보다 텍스트 앞에서 정직하게 반응하는 능력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잠시 그 문장을 읽었다가 지웠다. 다시 썼다: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수업을 지향합니다.

저장.

시계가 열한 시 오십오 분을 가리켰다. 에이전시 페이지에 공지가 떴다: 금일 등록 마감 자정.

대옥은 기침을 한 번 더 했다. 이번에는 소매로 막았다.

제출 버튼을 눌렀다.

열한 시 오십팔 분.

화면에 접수 완료 메시지가 떴다. 그녀는 노트북을 닫았다. 방이 다시 어두워졌다—형광등을 켜도 이 방은 낮에도 어두운 편이다. 위쪽 창문이 반쯤 지면에 묻혀 있기 때문에.

그녀는 침대에 누웠다. 천장이 낮았다. 바로 위층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렸다—둔탁하고 규칙적인, 화장실을 다녀오는 발소리.

대옥은 눈을 감았다.

서울은 밤에도 완전히 조용해지는 법이 없었다. 어딘가서 오토바이가 지나가고, 어딘가서 편의점 문이 열리고 닫히고, 창밖에서 고양이가 한 번 울었다. 발목 높이의 도시가 내는 소리들.

그녀는 잠들기 전에 한 가지를 생각했다.

마감 이 분 전.

그게 충분한가 아닌가는 아침이 되어봐야 안다.

다음 날 아침, 왕희봉은 에이전시에서 넘어온 다섯 개의 프로필을 검토했다.

다섯 번째 파일은 다른 것들과 조금 달랐다.

자기소개란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수업을 지향합니다.

보통의 문장이었다.

그런데 희봉은 그 문장을 두 번 읽었다. 왜인지는 스스로도 잘 몰랐다. 뭔가—긁힌 자국 같은 것이 느껴졌다. 지운 흔적처럼. 처음부터 그렇게 쓰지 않은 사람의 냄새.

그녀는 면접 일정을 잡는 문자를 보냈다.

임대옥 씨, 이번 주 목요일 오후 두 시 면접 가능하신가요?

보내고 나서 그녀는 잠시 화면을 바라보다가, 수신 확인이 뜨기 전에 이미 다음 일로 넘어갔다.

목요일까지는 사흘이 있었다.

보옥은 그 사흘 동안 두보를 읽고, 청하지도 않은 온라인 과외 강의를 한 번 들었다가 이십 분 만에 껐다. 그리고 서재 창밖의 강남 스카이라인을 바라보았다.

그는 지금 자신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목에 달린 옥 펜던트가 햇빛을 받으며 흰 빛으로 번쩍였다가, 셔츠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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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The Jade That Would Not Cooperate — 반지하의 홍루몽 : 기생계급 | GenNo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