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찾아가는 일이 이토록 조용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영웅담에는 대개 부름이 있다. 사명을 알리는 천둥이 있거나, 운명을 예감하는 징조가 있거나, 적어도 그것들을 대신하는 감격이 있다. 그러나 내가 경수 진을 떠난 것은 어느 늦은 오후, 공방 주인에게 내달 임금을 포기한다고 말한 뒤 거스름돈도 받지 못한 채 뒷문으로 나온 일이었다. 가진 것은 낡은 보따리 하나와 오른 손가락에 끼워진 옥환 하나뿐이었다. 하늘에는 아무런 징조도 없었다. 그저 먼지가 많았다.
약혼이 말을 꺼낸 것은 그로부터 사흘 후였다. 나는 변방의 관도를 따라 걷고 있었고, 발바닥에 물집이 생기기 시작했으며, 먹을 것은 이틀 전부터 감이 바닥 나 있었다.
Create a free account to unlock all chapters. It only takes a few seconds.
Sign In FreeCreate your own AI-powered novel for free
Get Started F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