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가 나를 찾아온 것은 현 철상의 강연이 있고 나서 열이틀 후였다.
그 전에도 그녀를 몇 번 보았다. 약재 창고 근처, 의학 강의동 복도, 한 번은 수업과 수업 사이 짧은 공백에 중정 모퉁이에서. 지나칠 때마다 그녀는 내 쪽을 보지 않았고 나도 그녀 쪽을 보지 않았다. 진단 이후 우리 사이에는 그런 암묵적인 규칙이 생겨 있었다. 먼저 다가가는 쪽이 용건을 가진 쪽이라는.
그러니 그녀가 먼저 왔을 때 나는 용건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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