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The Dimensions of a Cell (Ten Years, Four Walls)

손마디가 먼저 깨어났다.

눈을 뜨기도 전에, 오른손 네 번째 손가락 관절이 찢어진 자리가 욱신거렸다. 어제—아니, 어제가 맞는지 알 수 없었다—벽을 쳤던 자리였다. 임충은 그 감각을 따라 의식을 끌어올렸다. 천장의 균열이 보였다. 길고 비뚤어진 균열, 마치 누군가 굵은 붓으로 획을 그어놓은 것처럼. 그는 그 균열을 매일 보았다. 균열은 변하지 않았다. 그것이 균열의 가치였다.

방은 세 걸음이었다.

동쪽 벽에서 서쪽 벽까지 두 걸음 반. 문에서 뒷벽까지 세 걸음. 임충은 처음 이 방에 들어왔을 때 걸음 수를 셌다. 그리고 다시 셌다. 다시. 방이 줄어드는 건지 발이 줄어드는 건지 구분이 되지 않는 날도 있었다. 요즘은 세지 않는다. 발이 기억하고 있으므로.

그는 일어났다.

먼저 허리를 폈다. 척추가 순서대로 소리를 냈다—뚝, 뚝, 뚝—마치 아침 인사처럼. 그다음 양손을 쥐었다 폈다, 쥐었다 폈다, 열 번. 손가락들이 마디마디 부어 있었다. 왼손 중지는 두 번 부러진 자리가 굳어서 약간 비틀어져 있었다. 의원은 없었다. 부러지면 기다렸다. 뼈는 혼자서 붙었다. 다만 기억하고 싶지 않은 방향으로.

벽 앞에 섰다.

동쪽 벽이었다. 아침 햇빛이 들어오는 쪽—정확히는,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방이었지만, 빛이 든다면 동쪽에서 들어왔을 쪽. 벽 표면에는 작은 홈이 파여 있었다. 손가락 한 마디 너비, 손가락 두 마디 깊이. 임충은 그 홈에 오른손 검지를 집어넣었다. 딱 맞았다. 매끄러웠다.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의 손가락이 닳고 닳아 만들어낸 형태였으므로.

그는 몸을 낮추었다.

바닥에는 젓가락이 두 개 있었다. 식사와 함께 들어오는 것들이었다. 반납을 요구하는 사람은 없었다. 밥을 들이미는 손은 항상 허겁지겁 문을 닫았고, 임충을 오래 보는 사람은 없었다. 젓가락은 쌓였다. 그는 바닥의 거친 돌 표면에 그것들을 갈았다. 매일 조금씩. 끝이 뾰족해지면 다음 것을 갈기 시작했다. 용도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다만 기회가 없었을 뿐이었다. 기회가 없는 것과 포기하는 것은 다른 것이었으므로.

오늘의 젓가락을 들었다. 바닥의 홈을 긁었다. 파르스름한 돌가루가 일었다.

소리가 없는 방이었다.

아니, 소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벽 너머에서 가끔 발소리가 들렸다. 수레 소리, 누군가의 기침 소리, 한번은—딱 한 번—웃음소리가 들렸는데, 그게 무엇인지 알아채는 데 한참이 걸렸다. 웃음소리라는 것을 알아채고 나서 임충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한동안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러고는 다시 들었다.

손이 기억하는 것들이 있었다.

창을 쥐는 방법. 검날의 각도를 교정할 때 손목이 틀어지는 방향. 군사들의 팔목을 잡아 자세를 잡아줄 때의 온도. 그것은 손이 기억하는 것이었다. 머리가 기억하는 것들도 있었다. 다만 머리가 기억하는 것들은 아침마다 처음처럼 왔다. 처음처럼 아팠다.

임충은 한때 경사(京師)의 금위군 교두였다.

천자의 도성을 지키는 정예병들에게 창술과 봉술을 가르치는 자리였다. 봉급은 넉넉하지 않았다. 명성은 그 이상이었다. 임충 교두라는 이름을 들으면 어느 무관이든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가 수련장에 서면 공기가 달라졌다고 제자들은 말했다. 임충은 그 말을 우쭐해서 들은 것이 아니었다. 다만 사실이라는 것은 알았다. 그는 몸으로 공간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게 전부였다. 그것으로 충분한 삶이었다.

아내가 있었다.

장씨(張氏)였다. 이름은 정월영(貞月英). 임충이 처음 그녀를 만난 것은 동료 장교의 혼례였다. 비가 왔다. 정월영은 처마 아래 서서 빗속을 보고 있었고, 임충은 그 옆을 지나다가 걸음을 멈추었다. 어떤 말을 건넸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아마 별것 아닌 말이었을 것이다. 기억나는 것은 그녀가 돌아본 순간이었다. 젖은 처마 끝에서 빗물이 떨어졌고, 그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가 기억났다.

지금도 기억났다. 지금도 들렸다. 이 방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지만.

임충은 몸을 일으켜 벽을 마주보았다. 그리고 오른 주먹을 들었다.

천천히였다. 급하지 않았다. 그는 매일 이것을 했다. 서두른 적이 없었다. 주먹이 벽에 닿는 순간을 위해 속도를 아꼈다. 닿는 순간, 멈추는 것이 아니라 뚫고 지나가는 것처럼. 그것이 기술이었다. 힘이 아니라 의도였다. 그는 벽을 향해 손을 뻗으면서 그것을 떠올렸다—의도. 어디에 닿을 것인가. 얼마나 깊이.

쾅.

박힌 것처럼 멈추는 손. 손마디에서 피가 배어났다. 어제 찢어진 자리가 다시 열렸다. 임충은 손을 내려다보았다. 벽에 묻은 붉은 자국을 보았다. 그리고 옆으로 두 뼘을 이동해서, 다시 들었다.

쾅.

이렇게 10년이 지났다.

날을 셌던 적이 있었다. 처음 몇 해는 벽에 금을 그었다. 음식이 들어올 때마다 하나씩. 그러나 금을 긋다 보면 날들이 실제처럼 느껴졌고, 실제처럼 느껴지면 그것이 자신의 삶이라는 사실이 실제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멈추었다. 날들을 세는 것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날들이 숫자가 되는 것을 거부한 것이었다. 숫자가 된 날들은 무게를 가졌다. 무게를 가진 것들은 사람을 눌렀다. 눌린 사람은 결국 형태를 잃었다.

형태를 잃지 않았다.

이것이 지난 10년의 전부였다. 형태를 잃지 않는 것.

창살 사이로 빛이 들어왔다. 아니, 빛이라고 부르기에는 가늘었다. 건물의 어느 틈새를, 어느 구석을 돌아 겨우 이 방 바닥에 닿는 빛이었다. 임충은 그 빛의 각도를 보았다. 겨울이었다. 빛이 비스듬했다. 작년 겨울보다 조금 더 비스듬한 것 같았지만, 그것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는 바닥에 앉았다.

젓가락을 다시 들었다. 바닥의 홈은 엄지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만큼 깊어져 있었다. 오늘도 그 자리를 팠다. 어디로 가는 것인지 알지 못했다. 바닥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했다. 다만 파는 것을 멈추면, 그것이 이 방에서의 패배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팠다. 깊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파는 행위를 위해서.

정월영의 얼굴이 또 왔다.

이번에는 혼례 날의 처마 아래가 아니라, 수련장의 울타리 옆이었다. 임충이 군사들을 훈련시키는 것을 보러 온 날이었다. 그녀는 보통 오지 않았다. 그날은 왔다. 울타리에 기대어 팔짱을 끼고, 임충이 하급 무관의 창 자세를 교정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 임충이 알아챈 것은 한참 뒤였다. 훈련이 끝나고 돌아보았을 때, 그녀는 여전히 거기 있었다.

뭘 보고 있었소, 하고 물었다.

정월영은 대답하지 않고 웃었다.

그 웃음이 기억났다. 입술의 왼쪽이 오른쪽보다 조금 더 올라가는 웃음. 그것은 사진처럼 선명했다. 선명한 것들은 오히려 아팠다. 뭉개진 것들은 그냥 슬펐다. 선명한 것들은 슬픔에 날이 서 있었다.

가오추(高俅).

그 이름은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정월영의 얼굴이 오면 그 이름도 따라왔다. 어떤 냄새가 나는지도 몰랐다. 어떤 목소리인지도 알지 못했다. 다만 그 이름을 처음 들은 날—어느 옥리의 입에서, 어느 문서의 봉투 위에서—그 이름이 임충의 삶을 지나갔다는 것을 알았다. 지나간 것이 아니었다. 밀어붙인 것이었다. 이 방 안으로.

가오추. 태위(太尉). 황제의 총신.

그 이름은 이 방만큼 좁게, 이 방만큼 단단하게, 임충의 안에 박혀 있었다.

임충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손을 펴보았다. 오른손 손바닥에 젓가락을 쥔 자국이 붉게 패여 있었다. 그는 그것을 보았다. 오래 보았다.

자신이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기다린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았다. 기다리는 사람은 기대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기대를 가지지 않았다. 다만 방향이 있었다. 나침반의 바늘처럼. 나침반은 북쪽을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북쪽을 향한다. 임충도 그랬다. 그 방향이 무엇인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발소리가 들렸다.

복도에서. 하나의 발소리가 아니었다. 두 사람, 아니면 세 사람. 급하지 않은 걸음이었다. 걸음이 급하지 않다는 것은 이쪽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임충은 움직이지 않았다. 숨을 고르지도 않았다. 다만 젓가락을 다시 들었다.

발소리가 멈추었다.

문 앞이었다.

정적이 흘렀다. 서너 번의 호흡만큼. 임충은 그 정적 속에서 문 너머의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상상할 수 있었다. 문고리를 확인하는 것. 열쇠를 꺼내는 것. 아니면 그냥 서 있는 것. 문 너머는 항상 이쪽을 알 수 없었다. 이쪽은 항상 문 너머를 상상했다.

10년이었다.

정확한 날수는 알지 못했다. 다만 계절이 40번 바뀌었다. 창살 사이로 들어오는 빛의 각도가 달라질 때마다 임충은 세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10년. 벽에 금을 긋지 않았어도 몸이 알았다. 관절이 알았다. 척추가 알았다. 몸이란 달력을 쓰지 않아도 시간을 기억했다.

소리가 났다.

잠금장치가 돌아가는 소리였다.

쇠가 쇠를 밀어내는 소리. 묵직하고 건조한 소리. 임충은 그 소리를 처음 들었던 날을 기억했다—들어오는 방향이었다. 지금은 나가는 방향이었다.

그는 일어나지 않았다.

젓가락을 쥔 손이 있었다. 손마디가 욱신거렸다. 천장의 균열이 보였다. 바닥의 홈이 있었다. 벽에 묻은 붉은 자국이 있었다. 이것들이 10년이었다.

자물쇠가 풀렸다.

임충은 그 소리를 들으면서 정월영의 웃음을 생각했다. 입술의 왼쪽이 오른쪽보다 조금 더 올라가는.

그것만 가지고 나갈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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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The Dimensions of a Cell (Ten Years, Four Walls) — 의적(義賊)의 피—양산박 복수혈전 | GenNo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