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희봉은 복도에서 삼십 초를 더 서 있었다.
서른 다섯 번째 생일 이후로 그녀는 불필요한 행동을 의식적으로 제거해왔다. 길을 걸을 때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는 것, 전화를 받을 때 상대방이 먼저 말하기 전에 말하지 않는 것, 엘리베이터 안에서 거울을 보지 않는 것. 삼십 초 동안 복도에 서 있는 것은 그 기준에 따르면 불필요한 행동이었다. 그러므로 지금 이 삼십 초는 불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처리되어야 했다. 그녀는 그것을 처리했다. 클립보드를 옆구리에 끼고 관리 사무소 안으로 돌아갔다.
지하 1층 관리 사무소는 왕희봉이 이 건물에서 유일하게 자기 냄새가 난다고 생각하는 장소였다. 복도는 세제 냄새가 났고, 37층 펜트하우스는 가모 여사의 크림 냄새가 났고, 서비스 계단은 아무 냄새도 나지 않으려고 애쓰는 콘크리트 냄새가 났다. 관리 사무소는 종이와 잉크와 커피가 섞인 냄새였는데, 이 세 가지는 모두 정보의 냄새였고, 정보는 왕희봉이 이 건물에서 유일하게 신뢰하는 물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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