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은 아침 일찍 가야 했다.
기훈은 그렇게 생각했다. 아직 면회 시간이 되지 않은 복도에서 기다려도 좋았다. 어차피 그에게는 갈 곳이 없었고, 잠도 없었고, 지난 밤 내내 눈을 뜨고 있었으므로 지금 이 시각이 아침인지 밤의 연장인지 그는 구분하지 못했다.
지하철은 출근 전 사람들로 어중간하게 차 있었다. 기훈은 빈 자리를 두고 문 옆에 섰다. 앉으면 잠들 것 같았다. 잠들고 싶지 않았다. 눈을 감으면 번호들이 왔다. 지하철 안의 형광등이 그 색이었다. 차가운 흰색. 그는 광고판을 노려봤다. 광고판에는 어떤 보험 회사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당신이 없어도 사랑하는 사람들이 괜찮을 수 있도록. 기훈은 그 문구를 읽고 시선을 바닥으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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