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The Road Into Musong

버스가 무송 터미널에 멈춰 섰을 때, 유진은 창밖을 내다보며 잠시 눈을 감았다.

터미널이라고 부르기엔 민망한 곳이었다. 슬레이트 지붕 아래 벤치 두 개, 판매기 하나, 그리고 아무도 읽지 않는 시각표가 형광등 빛에 씻기고 있었다. 승객은 유진 혼자였다. 기사 아저씨가 짐칸을 열어주면서 "마지막 손님이요" 하고 말했는데, 그 말의 어감이 묘하게 오래 남았다. 마지막. 유진은 그 단어를 입안에서 굴려보았다. 억지로 붙인 이름 같았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보다는 솔직해서, 오히려 견딜 만했다.

캐리어 두 개를 끌고 플랫폼에 내리자 남한강 쪽에서 바람이 불어왔다. 11월의 바람이었다. 유진의 뺨을 차갑게 훑고 지나가면서 머리카락 몇 가닥을 얼굴에 붙여놓았다. 그녀는 머리카락을 걷어내지 않고 그대로 서 있었다. 버스가 떠나는 소리, 엔진 소리가 잦아들고, 그다음에는 강 소리가 들렸다. 아직 눈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물이 흐르는 낮고 지속적인 소리. 무언가가 쉼 없이 그곳을 떠나고 있었다.

핸드백 안쪽 지퍼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손가락 끝에 종이 한 장이 닿았다. 반으로 접힌, 여러 번 펼쳤다 다시 접은 탓에 접힌 선이 닳아버린 종이. 사직서였다. 세 달 전에 썼고, 한 번도 제출하지 않았다. 왜 아직도 들고 다니는지, 유진은 스스로도 몰랐다. 버리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버릴 준비가 안 된 자신에 대한 일종의 증거로 보관하는 것인지.

택시를 부르려다가 주머니 속 지갑을 떠올리고 걸어가기로 했다. 솔빛원까지 도보 이십 분이라고 시설 측에서 알려왔다. 캐리어 바퀴가 보도블록 틈에 걸릴 때마다 덜컹하는 소리가 났고, 유진은 그 소리와 발소리만 들으며 무송의 밤 속으로 들어갔다.

무송은 작은 도시였다. 작다는 것이 꼭 초라하다는 뜻은 아니었지만, 밤의 무송은 조금 그랬다. 문을 닫은 약국, 불이 꺼진 부동산, 슈퍼마켓 한 곳만이 흰 형광등 아래 환하게 속을 드러내고 있었다. 유진은 지나치면서 안을 들여다보았다. 계산대 앞에 앉은 중년 여자가 손가락으로 뭔가를 세고 있었다. 세상에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 이 시간에도 무언가를 세고, 닫고, 정리하는 사람들. 유진은 자신이 그 반대편 어딘가에 서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골목을 두 번 꺾고 나지막한 언덕을 오르자 건물이 보였다.

솔빛원.

담장 위에 작은 글씨로 새겨진 이름은 현판이라기보다 메모 같았다. 건물은 생각보다 컸다. 삼층 콘크리트 건물에 창이 여러 개, 군데군데 불이 켜져 있었다. 청소년 보호시설이라고 들었을 때 유진이 상상했던 것보다 낡지 않았고, 상상했던 것보다 조용했다.

너무 조용했다.

아이들이 있는 곳이었다. 십여 명의 아이들이 저 건물 안에 있을 텐데, 밖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웃음소리도, 발소리도, 텔레비전 소리조차 없었다. 유진은 캐리어를 끌다가 잠깐 멈추었다. 고요함에는 종류가 있다. 잠든 고요함, 가라앉은 고요함, 그리고 입을 다물기로 결정한 고요함. 솔빛원에서 새어 나오는 침묵은 세 번째 것 같았다.

인터폰을 누르기 전에 숨을 한 번 고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현관문이 먼저 열렸다.

"강유진 선생님이시죠?"

남자가 서 있었다. 오십대 후반, 회색 카디건, 그 위로 인자하게 주름 잡힌 얼굴. 목소리가 따뜻했다. 처음부터 그 온도가 정확하게 맞춰져 있었다, 라는 것이 이상했다.

"네, 안녕하세요. 저 강유진입니다."

"어서 와요, 어서 와. 늦은 버스 타고 오느라 고생했겠어. 나 최병수야, 시설장이오."

그가 손을 내밀어 캐리어 손잡이를 잡았다. 유진이 미처 막기 전에 이미 들어 올리고 있었다. 그 빠름이 자연스러웠다. 오래 연습한 사람의 자연스러움이었다.

"괜찮습니다, 제가 들게요."

"아이고, 뭘. 이거 제법 무겁네. 짐이 두 개나 되잖아. 서울에서 많이들 갖고 오더라고."

들어가면서 그가 웃었다. 유진도 웃었다. 웃어야 하는 상황이었으므로.

현관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냄새가 먼저 왔다. 바닥 왁스 냄새, 그 아래에 깔린 끓인 국물의 냄새. 식당 어딘가에 아직 온기가 남아 있는 국솥이 있을 것이었다. 된장인지 미소인지 알 수 없는, 하지만 어디서든 맡으면 금방 알 수 있는 시설 특유의 그 냄새. 유진은 어릴 때 아버지 손을 잡고 갔던 동네 경로당이 떠올랐다. 그곳도 이런 냄새가 났다. 돌봄이 이루어지는 장소들은 모두 이런 냄새를 갖는 것인지, 아니면 이 냄새가 돌봄과 비슷해 보이는 무언가의 냄새인지, 그때는 몰랐고 지금도 확실하지 않았다.

복도는 깨끗했다. 지나치게. 벽면은 아이들 그림으로 채워져 있었는데, 유진은 걸으면서 그것을 한 장씩 눈으로 읽었다. 태양, 나무, 집. 웃는 사람들. 그림체가 조심스러웠다. 아이들이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린 것인지, 아니면 그려야 한다고 생각한 것을 그린 것인지,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그림들이었다.

원장실은 1층 끝에 있었다. 최병수는 문을 열고 유진을 먼저 들이면서 이미 주전자로 물을 따르고 있었다.

"차 한 잔 해요. 국화차야, 향이 좋아."

"감사합니다."

창가 소파에 앉으면서 유진은 방을 살폈다. 책상이 크고 깔끔했다. 상패와 감사패가 벽 한 면을 채우고 있었다. 지역 사회복지 유공자, 청소년 보호 우수 시설, 지방자치단체장 표창. 날짜들이 이십 년에 걸쳐 있었다. 한 사람이 어떤 이미지를 얼마나 오래, 얼마나 치밀하게 유지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연표 같았다.

"솔빛원에 대해서 미리 알아보셨어요?"

최병수가 찻잔을 내밀며 물었다.

"네, 기본적인 것들은요."

"우리 시설이 벌써 이십삼 년이 됐어. 처음에 내가 이 일을 시작할 때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그는 잠시 먼 곳을 보는 표정을 지었다가 다시 유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지금은 열다섯 명이 생활하고 있고, 직원이 여덟 명이오. 아이들한테 그냥 시설이 아니라 진짜 집이 되었으면 해서, 그걸 목표로 운영하고 있어요."

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목표. 집. 진짜.

그가 쓰는 단어들은 모두 좋은 단어들이었다. 좋은 단어들이 문장 속에서 너무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찾아갈 때, 유진은 오히려 경계심이 생겼다. 인턴 시절, 기자 수첩을 들고 인터뷰하러 다닐 때 배운 것이 있다면 그것이었다. 좋은 말을 너무 능숙하게 하는 사람들을 조심하라.

"선생님은 어쩌다가 무송까지 오게 됐어요? 서울에서 오셨다고 했죠?"

"네. 좀 환경을 바꾸고 싶었어요."

"그렇구먼." 그는 그 이상 묻지 않았다. 묻지 않는 것도 기술이었다. "잘 왔어요. 선생님 같은 분이 필요했는데."

유진은 미소를 지었다. 표정은 웃고 있었고, 머릿속은 그 말의 뒷면을 뒤집어보고 있었다. 선생님 같은 분. 어떤 분. 그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아직 하루도 일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

찻잔 속에서 국화가 천천히 풀렸다. 향이 좋았다. 유진은 한 모금 마셨다. 국화차는 국화차였다.

직원 숙소는 본관 옆 단층 건물 안에 있었다. 최병수가 총무 담당 직원을 불러 안내를 맡겼고, 유진은 그 뒤를 따라 짐을 끌었다. 복도에서 마주친 직원은 없었다. 시간이 늦어서이기도 했지만, 건물 전체가 마치 저녁 이후에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적막했다.

방은 작고 깨끗했다. 창문 하나, 싱글 침대, 책상, 옷장. 이전에 누군가 썼던 흔적이 지워진 자리에 새 물건들이 놓여 있었다. 유진은 캐리어를 열지 않고 침대에 앉았다. 코트를 벗지도 않은 채로.

불을 켜지 않아도 창문으로 충분한 빛이 들어왔다. 가로등 빛이었다. 그 빛 안에서 방의 사물들이 윤곽만 있고 색이 없었다.

어디 멀리 갔다는 뜻이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유진이 서울을 떠날 때, 주변 사람들은 다들 그런 표현을 썼다. 좀 쉬어, 환경 바꿔봐, 거기 공기 좋대. 아무도 무엇을 피해서 가는지 정확하게 묻지 않았다. 유진도 말하지 않았다. 말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름을 붙여야 하는데, 아직 이름이 없는 것들이 있었다.

이 년 전, 그녀는 기자 지망생이었다. 인턴이었다. 한 취재원에게서 제보를 받았고, 그것을 기사로 썼고, 그리고 쓰지 않았다. 데스크의 눈치를, 선배의 눈치를, 자신의 커리어를 보았다. 취재원은 기다렸고, 유진은 침묵했고, 그 침묵은 아직도 그녀의 어딘가에서 닫히지 않은 채로 있었다.

그 후로 인턴 계약이 연장되지 않았다. 다른 이유가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유진은 그것이 이유라고 생각했다. 사람이 어떤 것을 하면 안 되는 일을 하고 나면, 그 대가는 이상하게 찾아온다. 직접적이지 않고, 느리고, 자기 자신이 스스로에게 부과하는 방식으로.

복지사 자격증은 그 사이에 취득했다. 차선이 아니라 시간이 만들어준 선택지였다. 사람들 곁에 있고 싶다는 마음이 기자 지망 시절에도 있었으니 아주 틀린 방향은 아니었다. 다만 이곳 무송을, 솔빛원을 고른 것은 도피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서울에서 멀어지고 싶어서, 자신이 실패한 장소들에서 멀어지고 싶어서.

코트 안주머니에서 사직서를 꺼냈다. 펼쳐보지 않았다. 내용은 외우고 있었다. 사직서는 결국 아직 제출하지 않은 것들의 목록이기도 했다. 용기, 설명, 사과. 유진은 그것을 다시 접어 침대 옆 서랍 안에 넣었다.

그때 소리가 들렸다.

강 소리였다.

창문을 조금 열었다. 11월의 찬 공기가 방 안으로 들어왔고, 그 안에 물 냄새가 섞여 있었다. 무정하게 흐르는 소리. 어디로 가는지 알거나 모르거나 상관없이 흐르는 소리.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 위안이었고, 어떤 의미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유진은 코트를 입은 채 침대에 등을 대고 누웠다.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흰 천장이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국화차의 향이 아직 입안 어딘가에 남아 있었다. 좋은 향이었다. 그것이 오히려 불편했다.

밖에서는 계속 강 소리가 들려왔다. 유진은 그 소리를 들으며 오래도록 잠들지 못했다. 잠드는 척하는 것과 진짜 잠드는 것 사이, 그 어딘가에서 어떤 생각이 왔다가 갔다. 무송에 온 것이 맞는 선택인지가 아니었다. 이미 여기에 있으니까. 생각은 좀 더 작은 것이었다. 너무 조용한 아이들이 있는 건물, 너무 정확하게 따뜻한 남자의 얼굴, 그리고 그 찻잔.

국화차는 국화차였는데, 왜 한 모금 마시고 나서 내려놓고 싶었을까.

유진은 강 소리를 들었다.

물은 계속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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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The Road Into Musong —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지 못한 것 | GenNo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