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오전에 지역 주민센터에 가게 된 것은 유진이 계획한 일이 아니었다.
담당 아이 중 한 명—최아름, 열네 살, 입소 2년—의 학교 출결 확인 서류가 필요했고, 오미정이 말하기를 그 서류는 주민센터 담당자를 통해야 원본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간단한 일이었다.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심부름이었다. 유진은 그게 좋았다. 솔빛원 밖으로 나갈 이유가 생겼다는 것이.
무송 시내는 늦가을 오전에 조용했다. 가게들은 절반쯤 문을 열었고, 절반은 아직 셔터를 내려두고 있었다. 유진은 걸으면서 거리를 살펴봤다. 한강 변의 서울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낡은 도시였다. 서울의 낡음이 밀려나는 것들의 흔적이라면 이곳의 낡음은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들이 그냥 시간을 통과한 모양이었다. 약국, 문구사, 국밥집, 부동산. 간판 글씨체가 죄다 비슷했다. 어떤 사람이 이 동네 간판을 다 써줬겠다, 유진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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