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The Center at the Edge of the City

버스가 멈춰 섰을 때, 진우는 창밖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정확히는,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가드레일. 그 너머로 이어지는 낮은 언덕. 언덕 위에 서 있는 건물 하나. 그러나 그 건물을 보자마자 진우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눈을 돌리고 싶어졌다. 마치 오래된 사진 속 얼굴처럼, 정면으로 보면 오히려 윤곽이 흐릿해지는 것들이 있다. 해련복지관이 그런 것이었다.

버스에서 내리자 11월의 공기가 목 안으로 들어왔다. 진우는 점퍼 지퍼를 턱까지 올리면서 서류 봉투를 다시 한번 겨드랑이에 끼었다. 고용안정센터 직원이 봉투를 건네줄 때 말했다. 해련복지관 측에서 서명을 받아오면 됩니다. 두 주 동안 주 사흘, 자원봉사 확인서가 있어야 수당 처리가 됩니다. 어렵지 않으실 거예요. 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이게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양쪽 다 알고 있었지만, 어느 쪽도 그것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그것이 이 사회가 체면을 지키는 방식이었다.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은 포장이 되어 있었는데, 포장이 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상하게 느껴질 만큼 아무도 다니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낙엽이 도로 위에 납작하게 눌려 있었다. 진우는 발밑에서 그것이 으깨지는 소리를 들으며 걸었다. 냄새가 났다. 젖은 흙과, 그 아래 어딘가에서 올라오는 오래된 시멘트의 냄새. 도시에서는 맡을 수 없는 종류의 냄새였다. 도시라고 해도 여기서 버스로 사십 분 거리지만, 이 언덕 위에 서면 그 사십 분이 훨씬 더 긴 시간처럼 느껴졌다.

건물 입구에는 현판이 있었다. 해련장애인재활복지관. 글자 아래로 설립 연도가 새겨져 있었는데, 진우는 그것을 읽다가 멈추었다. 1987년. 복지관의 외벽은 그보다 더 오래된 것처럼 보였다. 시멘트에 세월의 얼룩이 지도처럼 번져 있었고, 창틀은 칠이 들떠서 군데군데 종이처럼 말려 있었다. 그러나 입구 유리문은 새것이었다. 반질반질하게 닦여 있었고, 그 안쪽으로 화분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누군가가 보여지는 부분만 손을 본 것 같았다. 진우는 이 불일치를 인식했지만, 왜 그것이 신경 쓰이는지는 설명할 수 없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따뜻했다. 난방이 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런 건물에 대한 인상이 달라진다는 걸 진우는 알고 있었다. 그는 가난이 체온에 관한 문제라는 사실을 어머니의 집에서 배웠다.

접수 창구에서 중년 여성 직원이 서류를 받아들고 어딘가로 전화를 했다. 진우는 그동안 로비를 살폈다. 공지 게시판, 행사 사진들, 수료증과 감사패들. 행사 사진 속에는 언제나 웃는 얼굴들이 있었고 그 웃음들은 모두 카메라를 향해 있었다. 사진 한 장 한 장이 말하고 있는 것은 우리는 잘 하고 있습니다, 였다. 진우는 그것을 의심한 게 아니었다. 다만 그런 사진들이 언제나 증명하려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증명이 필요하다는 것은 때로 다른 무언가를 가리킨다는 사실을, 막연하게 감지했을 뿐이다.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복도 끝에서 남자 하나가 걸어왔다.

스물일곱인가 여덟, 진우와 비슷한 또래였다. 키가 크지 않았고 얼굴은 넓적했으며 입 모양이 자연스럽게 웃음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그게 표정이 아니라 안면 근육의 기본값인 것처럼. 그는 진우를 보자 손을 들었다.

"양진우 씨예요?"

진우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바로 악수를 청했다. 악수가 짧고 실용적이었다.

"오현식이에요. 저도 봉사자예요. 처음 오시면 제가 안내하게 되어 있어서요. 따라오세요."

처음 오시면, 이라는 말의 뉘앙스가 진우는 마음에 걸렸다. 마치 두 번째가 있을 것처럼 말하는 방식. 두 주를 채울 생각으로 온 진우에게는 조금 앞서나간 가정이었다.

현식이 안내한 복지관의 내부는 진우의 예상보다 넓었다. 아니, 넓다기보다는 복잡했다. 복도가 꺾이고 또 꺾였다. 현식은 익숙한 걸음으로 앞서 걸으면서 각 공간을 설명했다. 물리치료실, 언어치료실, 작업치료실. 거기서 이 복도로 나오면 공동생활관이 있고, 이쪽이 식당, 저쪽이 세탁실. 진우는 따라가면서 고개를 끄덕였는데, 어느 순간 현식이 설명하지 않고 그냥 지나친 복도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저쪽은요?"

현식이 잠깐 멈추었다가 돌아보았다.

"창고 쪽이에요. 우리가 쓸 일은 없어요."

대답은 자연스러웠다. 표정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진우는 그 복도가 창고 복도치고는 바닥이 너무 깨끗하다고 생각했다. 생각했다가, 그냥 지나쳤다. 두 주를 채울 사람이 굳이 알 필요가 없는 것들이 어느 장소에나 있었다.

공동 생활관은 넓은 홀이었다. 낮 시간이라 몇몇 입소자들이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었다. 텔레비전에서는 무슨 드라마가 나오고 있었고, 소리가 꽤 컸다. 진우는 그 소리와 함께 천장의 형광등 냄새, 소독약이 걷히지 않은 공기의 질감 같은 것들을 동시에 받아들였다. 낯선 장소에서 그는 항상 이렇게 한꺼번에 감각들을 받아들였다가 나중에 천천히 분류했다.

현식이 진우에게 오늘 오후 할 일을 설명했다. 어렵지 않았다. 입소자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 필요한 게 있으면 도와드리는 것, 그게 전부였다. 진우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우선 입소자 한 명 옆에 의자를 가져다 앉았다. 칠십 대로 보이는 남성이었다. 두 사람은 텔레비전을 같이 봤다. 드라마 내용은 들어오지 않았다.

오후가 길었다. 현식은 중간중간 나타나서 진우 옆에 서거나 같이 앉거나 했다.

"어때요, 적응할 만해요?"

"아직 첫날인데요."

"첫날이 제일 이상해요. 나중에는 그냥 여기 공기에 익숙해지거든요."

현식은 이 공간에 대해 말할 때 약간 특이한 방식으로 말했다. 나쁘게 말하지 않았고, 좋게도 말하지 않았다. 마치 이 장소를 이미 판단이 끝난 곳으로 취급하는 것처럼, 더 생각할 필요가 없는 곳으로 취급하는 것처럼. 진우는 그것이 편안함인지 포기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았다.

해가 기울기 시작할 무렵 현식이 먼저 떠났다. 저녁 약속이 있다고 했다. 진우도 나가려다가, 화장실을 찾지 못해서 복도를 잘못 들어섰다.

처음에 그것을 소리라고 인식하지 못했다.

공기의 변화처럼 느껴졌다. 복도 끝, 꺾이는 지점 너머에서 오는 것. 진우는 발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사람의 목소리였다. 그러나 단어가 없었다. 노래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의미 없는 소리도 아니었다. 그것은 형태는 없으나 무게가 있는 것들이 있는 것처럼, 형태는 없으나 방향이 있었다. 내부에서 외부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를 향해 조용히 공간을 채우는 방향.

진우는 두 발짝 앞으로 나아갔다가 멈추었다.

복도가 꺾이는 지점에서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문이 닫혀 있었다. 소리는 그 안에서 오고 있었다. 진우는 한동안 거기 서 있었다. 노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가,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가, 왜 안 된다는 건지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소리가 멈추면 뭔가가 사라진다는 감각. 그것을 깨트리고 싶지 않은 마음.

결국 그는 돌아섰다.

화장실은 반대편 복도에 있었다. 직원 한 명이 지나가면서 진우에게 수고하셨어요, 라고 말했다. 퇴근 인사처럼 들렸다. 진우는 건물을 나왔다.

언덕을 내려가는 내내 그 소리가 귀 안에 남아 있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버스 안에서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있는 동안에도. 소리가 아니라 그 소리가 있던 공간이 남아 있는 것 같았다. 누군가가 오랫동안 혼자서 채워온 공간.

집에 돌아왔을 때 어머니는 없었다. 저녁 시간이었지만 어머니가 없는 것은 이상하지 않았다. 야간 청소 일을 나간 날이었다. 부엌에 밥이 있었다. 냄비 뚜껑을 열면 김이 오르는 것, 그 김의 온기가 손등에 닿는 것. 진우는 그것을 느끼면서 잠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어머니가 집을 나서기 전에 지어놓은 밥. 아들이 돌아왔을 때 따뜻하도록. 아무 말도 없이, 그냥 그렇게.

밥을 먹고 좁은 방으로 들어갔다. 매트리스가 바닥에 깔려 있었고, 그 위에 누웠다. 천장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형광등 자국만 남아 있었다. 진우는 그것을 바라보면서 두 주만 다니면 된다고 생각했다. 서명을 받고, 확인서를 받고, 수당 처리를 하면 된다. 그게 전부였다.

그러나 잠이 오지 않았다.

그 소리 때문이 아니었다. 적어도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었다. 이유를 댄다면 말할 수 있었다. 낯선 장소에서 첫날을 보낸 탓이라고. 그러나 진우는 자신이 그 건물을, 아직 이름도 모르는 그 소리를 다시 찾아가리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두 주가 아니라 더 길게. 그것이 왜인지는 몰랐다. 설명할 수 있는 이유가 있어야 뭔가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진우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이유보다 먼저 몸이 움직이는 사람이었고, 그 점에 대해 어머니는 늘 걱정했고, 아버지가 떠난 뒤로 세상은 그것이 사치라고 가르쳤지만, 매트리스 위에 누운 그는 그래도 다시 거기 갈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그 앎이 무서운 건지 아닌 건지도 모르면서, 천천히 눈을 감았다.

바람이 창문을 한 번 흔들었다.

진우는 그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다른 소리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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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The Center at the Edge of the City —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지 못한 것들 | GenNo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