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피폐해진 한국 사회. 스물여섯 살의 양진우는 가난한 집안에서 홀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다 우연히 도시 외곽의 작은 장애인 재활 복지관에 자원봉사자로 발을 들인다. 그곳에서 그는 복지관 내부의 비밀 공간, 사람들이 '오래된 방'이라 부르는 곳에서 일하는 여성 용나영을 만난다. 나영은 어릴 때 감각 장애를 얻어 촉각과 온도에만 의존해 세상을 느끼는 여성으로, 복지관의 비공식 상담사 역할을 하며 홀로 그 공간을 지켜왔다. 진우는 처음에는 그녀를 단순히 돕고 싶다는 마음으로 가까워지지만, 두 사람은 어느새 서로에게 깊이 기대는 존재가 된다. 그러나 복지관을 운영하는 재단과 지역 유지들은 나영의 존재를 오랫동안 '관리' 해왔으며, 그녀가 외부인과 정서적으로 연결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복지관 내 성적 착취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진우는 진실을 밝히려 하지만 사회는 침묵을 강요한다. 두 사람의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닌, 구조적 폭력에 맞서는 유일한 언어가 된다. 결국 나영은 사라지고, 진우는 16년이 지나서야 그녀가 왜 떠났는지,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마주한다. 소설은 사랑이 사회적 허가를 받지 못할 때 어떤 형태로 파괴되는지를 조용하고 집요하게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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