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에 처음 발을 들인 날, 윤재는 카메라를 꺼내지 않았다.
총무 실장이 건물 구석구석을 안내해주는 동안 윤재는 가방 끈만 고쳐 잡으며 따라다녔다. 복도의 폭, 창문이 내는 빛의 각도, 바닥 타일의 줄눈 간격. 공간을 기억하는 방식이 사람마다 다른데, 윤재는 언제나 이런 식이었다. 먼저 측량하고, 나중에 찍는다. 아니면 찍지 않는다.
다음 날 오전 열 시에 다시 왔을 때, 복도에는 아직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는 카메라를 꺼내 조심스럽게 중정 쪽으로 나갔다. 가을 안개가 완전히 걷히지 않아 마당의 감나무가 윤곽만 남긴 채 서 있었다. 잎이 다 지고 주황빛 감만 몇 개 매달려 있었다. 과육이 물렁해지기 시작한 것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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