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을 떠난 날을 나는 지금도 이상하게 선명하게 기억한다. 선명하다고 해서 드라마틱하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그날의 기억이 또렷한 것은 그것이 충격적이어서가 아니라, 그것이 너무나 오래 예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어떤 사람이 오랫동안 앓다가 마침내 숨을 거두는 순간처럼, 죽음 자체보다 죽음에 이르는 경과가 더 긴 시간을 차지하는 그런 종류의 사건이었다.
그날 아침, 나는 수련장 옆 창고에서 나오다가 소정(蘇庭)과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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