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The Boy Born Holding Gold

서비스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언제나 냄새가 먼저 도착한다.

세탁된 리넨의 냄새, 누군가의 아침 식사가 식어가는 냄새, 그리고 이 건물에서 일하는 사람들 특유의 냄새 —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사람들에게서만 나는, 자신을 최대한 작게 만들려는 노력의 냄새. 강남구 도곡동 가씨 그룹 사옥 겸 주거동의 45층짜리 건물에는 엘리베이터가 세 종류 있다. 메인 로비에서 올라가는 것, 주차장에서 올라가는 것, 그리고 아무도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 오늘 아침 김씨 — 십일 년째 이 집에서 일하고 있는, 가족들이 이름 대신 '주임'이라 부르는 가정부 — 는 서비스 엘리베이터에 청소 도구함을 싣고 45층 버튼을 누르면서, 오늘도 도련님 방에서 뭔가 예상치 못한 것을 발견하게 될 거라는 사실을 조용히 예감하고 있었다.

그녀의 예감은 정확했다.

가보옥은 서재 소파에서 자고 있었다. 정확히는 소파의 절반에서 자고 있었는데, 나머지 절반은 펼쳐진 책이 점령하고 있었다. 요시다 요시노리의 1972년 초판 도록, 표지 뒷면에 연필로 뭔가 빼곡히 적혀 있는 것, 그리고 그 위로 흘러내린 그의 오른팔. 스물다섯 살짜리 재벌 2세치고는 지나치게 편안한 잠의 형태였다. 김씨는 잠시 문가에 서서 그를 바라보다가, 창문 쪽으로 걸어가 블라인드를 한 칸 올렸다. 11월의 강남 햇살이 비스듬하게 들어와 그의 얼굴 위에 떨어졌다.

보옥이 눈을 찡그렸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몇 시예요?"

"여덟 시 사십 분입니다."

그는 눈을 뜨지 않았다.

"이사회가 아홉 시라는 거 알아요?"

"알아요."

"도련님."

"알아요, 주임씨."

김씨는 더 말하지 않았다. 십일 년의 경험이 가르쳐준 것이 있다면, 이 집에서 전달되어야 하는 말들은 결국 전달되게 되어 있다는 것, 다만 그것이 자신의 입을 통해 전달될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청소 도구함을 복도에 두고 부엌으로 향했다. 두 잔이 아니라 한 잔의 커피를 끓이기 시작했다. 가정(賈政) 회장의 커피. 이미 그의 기척이 현관 쪽에서 느껴졌으므로.

가씨 가문의 펜트하우스는 45층 전체를 쓴다. 전용 면적 659제곱미터. 복도 끝에서 복도 끝까지 걸어가면 계단에서 내려온 사람이 숨이 약간 찰 정도의 거리. 바닥은 이탈리아 피에트라 세레나 석회암이고, 천장은 어떤 조명을 달더라도 항상 충분한 그림자를 품을 만큼 높다. 거실에 걸린 추상화는 보옥이 미술사를 공부하러 간 런던에서 가정이 직접 고른 것인데, 그것이 묘하게 아이러니한 이유는 가정이 미술을 전혀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미술을 완벽하게 이해하기 때문이다 — 정확히 투자 자산으로서.

이 아파트의 모든 것은 그런 식이다. 아름답고, 정확하고, 무언가를 위해 배치되어 있다. 창가의 난초는 매주 화요일 교체된다. 책장의 책들은 주제별로 분류되어 있지만 실제로 읽힌 흔적이 없다 — 보옥의 서재를 제외하면. 가족사진은 없다. 그 자리에는 가씨 그룹의 연대기를 보여주는 흑백 사진들이 걸려 있다: 창업 당시의 작은 사무실, 첫 번째 분양 성공 기념사진, 여의도 사옥 준공식. 그리고 복도 끝, 보옥의 방으로 이어지는 모퉁이 직전에, 다른 사진들보다 한 뼘 작은 프레임이 하나 있다. 액자 값이 300만 원짜리인데, 그 안에 든 것은 보옥의 미술사 학위증이다. 가정이 직접 골라 걸었다. 해석은 보는 사람의 몫이다.

가정은 이 아파트를 사랑하지 않는다. 그는 이 아파트를 운영한다. 그 차이를 그가 알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그가 서재 문을 열었을 때 보옥은 이미 앉아 있었다. 소파 위에, 초판 도록을 무릎에 올린 채로. 잠의 흔적이 완전히 지워지지 않은 얼굴로, 그러나 도망치지 않고 앉아서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것이 가보옥의 방식이었다 — 피하지는 않되, 맞서지도 않고, 어딘가 옆에 존재하는.

가정은 아들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얼굴은 읽기 어렵다. 55년의 세월이 그 얼굴에 새겨놓은 것은 분노나 경멸이 아니라 — 그런 감정들은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 일종의 평가하는 고요함이다. 분기 보고서를 검토하는 사람의 표정. 숫자가 맞지 않을 때, 큰소리를 지르는 대신 어디서 틀렸는지를 역산하는 사람.

"세 번째야."

보옥은 도록의 페이지를 넘겼다.

"아는데요."

"아는 사람이 왜 또."

"피곤했어요."

가정은 방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그의 구두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비싼 구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닌데, 이 사람의 구두는 특히 그렇다 — 마치 이 바닥이 그를 위해 진동을 삼키는 것처럼. 그는 책상 쪽으로 가지 않고 창가에 섰다. 강남의 스카이라인이 그의 뒤로 펼쳐졌다. 11월의 하늘은 맑고 냉정했다.

"이번 주 안에 재무팀 브리핑 자료 검토해야 한다."

"알겠어요."

"용산 개발 건 2차 계약 일정도 잡혀 있고."

"알겠어요."

"보옥아."

보옥이 고개를 들었다.

가정의 눈이 도록 위에 잠시 머물렀다가 이동했다. 아들의 얼굴 위에서 무언가를 찾는 것처럼, 혹은 무언가의 부재를 확인하는 것처럼.

"네가 원하는 게 뭔지."

보옥은 대답하지 않았다.

"묻는 거야, 진짜로. 네가 원하는 게 뭔지 알아야 내가 어떻게 해줄 수 있는지를 알지."

이것이 가정의 방식이다. 그는 아들을 통제하려 할 때 명령보다 질문을 쓴다. 질문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 상대가 스스로 답을 찾게 만들고, 그 답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다를 경우에만 개입하면 된다.

보옥은 도록을 덮었다.

"지금 당장은 커피요."

가정은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돌아섰다.

"이사회는 오늘 대리 참석으로 처리한다. 다음 주는 직접 와."

"네."

"그리고."

그가 문 앞에서 멈추지 않고, 그러나 발걸음을 한 박자 늦추며 말했다.

"방 좀 치워라. 책이 너무 많아."

문이 닫혔다. 소리 없이.

보옥은 오 분 동안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 오 분 동안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생각하지도, 책을 펼치지도, 창밖을 바라보지도 않았다. 다만 앉아서 아버지가 남기고 간 공기의 밀도가 보통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이 집의 공기는 가정이 나가고 나면 언제나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천천히 원래 위치로 돌아가는 시간.

그가 일어나 책상으로 걸어갔다.

책상 위에는 두 종류의 물건이 있었다. 공식적인 것들 — 재무 관련 서류들, 가씨 그룹 계열사 현황 보고서, 내년도 투자 포트폴리오 초안. 그리고 비공식적인 것들 — 초판 도록들, 손때 묻은 시집들, 그리고 두꺼운 재무관리 교재 하나.

그는 재무관리 교재를 집어 들었다.

표지에는 금융감독원 지정 공인 교재라고 적혀 있었다. 무게가 상당했다. 1,200페이지. 보옥이 이 책을 마지막으로 제대로 읽은 것이 언제인지는 불분명하지만, 현재 이 책의 진짜 용도가 무엇인지는 명확하다.

그가 책을 펼쳤다.

여백이었다. 390페이지부터 시작해서, 책의 삼분의 이 이상의 여백에, 그가 적어 넣은 것들이 있었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글씨를 작게 눌러 썼다가, 점점 담대해져서 어떤 페이지에서는 재무 공식 위에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적혀 있는 것들. 한시(漢詩)의 형식을 빌린 것도 있었고, 그것과 무관한 산문의 형태인 것도 있었다. 누군가를 위해 쓴 것처럼 보이지만 누구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그런 종류의 언어들.

가장 최근 것은 어젯밤 적은 것이었다. 잉크가 채 마르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흰 눈은 붉은 담장 위에 내리는데

봄을 기다리는 것인지 봄을 잊는 것인지

내가 가진 것은 금이고

내가 원하는 것은 종이다

글씨가 균일하지 않았다. 처음 두 줄은 또렷하게 쓰여 있고, 마지막 두 줄은 약간 흔들렸다 — 손이 아니라 마음이 흔들렸을 때 나오는 종류의 떨림. 그는 잠시 그 페이지를 바라보다가, 책을 덮었다. 그리고 재무 서류들 아래에 밀어 넣었다.

김씨가 커피를 가져왔다.

"드세요, 도련님."

"고마워요, 주임씨."

"이번 주에 가정교사 면접 일정이 두 분 잡혀 있어요. 아버님 지시로요."

보옥은 커피잔을 들었다.

"아버지가요?"

"네. 어학 보조 겸 논문 지도 가능한 분으로 문의하셨다고요. 영문학이나 국문학 전공자로."

보옥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강남의 11월은 낙엽도 빠르게 처리된다. 가로수 관리 업체가 떨어진 것들을 다음 날 아침이면 치워버리기 때문에 이 동네에서는 낙엽이 길에 쌓이는 것을 보기가 어렵다.

"뭘 가르치려고요."

"..잘 모르겠습니다."

김씨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하는 방식에는 항상 저 특유의 간격이 있다. 그녀가 모른다고 말할 때는 진짜 모르는 것이고, 그녀가 잠시 침묵할 때는 대답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번 것은 전자였다.

"언제예요?"

"이번 주 목요일이요."

보옥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뜨거웠다. 그는 개의치 않았다.

"알겠어요."

펜트하우스의 오전이 일상적인 속도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가정은 이미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기사가 대기 중인 차에 올랐을 것이었다. 이사회는 아홉 시에 시작될 것이고, 가정의 자리 옆에는 오늘도 빈 의자가 하나 있을 것이었다 — 보옥의 명패가 놓인.

보옥은 서재로 돌아왔다.

초판 도록을 다시 집어 들면서, 그는 표지 뒷면에 적어두었던 것을 확인했다. 어젯밤 이사회 준비 서류를 흘깃 보다가, 그 사이에 끼워 둔 메모지 위에. 시의 한 구절이 아니라 이번에는 그냥 하나의 문장이었다.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을 이긴다 — 노자 78장.

그리고 그 아래에, 더 작은 글씨로.

아버지는 모르는 것 같다.

그는 메모지를 접어 도록 사이에 다시 끼웠다. 창밖으로 강남구의 11월이 정확하고 차갑게 펼쳐져 있었다. 어딘가 관악구 쪽, 이 건물의 위치에서 남쪽으로 한참 가면 닿을 그곳에서, 아직 그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가 오늘 하루를 시작하고 있을 것이었다. 그 사실을 그는 아직 몰랐다.

모든 이야기는 서비스 엘리베이터 안에서 시작된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문을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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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The Boy Born Holding Gold — 반지하의 홍루몽 | GenNo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