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0: Bo-ok and Dae-ok Walk the Han River at Dawn

새벽 네 시 반, 가보옥은 잠을 자지 않은 채 신발을 신었다.

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눈을 감으면 어김없이 도서관 장면이 왔다. 책등이 색깔별로 꽂혀 있던 서가. 먼지가 내려앉은 책상 귀퉁이. 그리고 그 책 안에서 읽은 것들. 작은 글씨로 빼곡하게. 정전된 고시원에서, 버스 터미널 대합실에서, 어딘가의 병원 복도 의자에서 쓴 것들. 날짜가 적혀 있었다. 대부분의 날짜는 그가 기억도 못하는 날들이었다. 그날 자신이 어디 있었는지 생각해보면, 대부분 이 집 어딘가에 있었다. 그 사실이 이상하게 목 안쪽에 걸렸다. 가시 같은 것이 아니라, 삼켜지지 않는 무언가가.

그는 소파에 누웠다가 일어났다. 거실 바닥에 앉았다가 일어났다. 47층의 창문 앞에 서보았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평소에는 한강이 아래에 깔려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저 강을 보면서 잠을 못 자는 것과 잠을 안 자는 것을 구분하지 않아도 됐다. 오늘 밤은 그 구분이 자꾸 생겼다.

Sign in to keep reading

Create a free account to unlock all chapters. It only takes a few seconds.

Sign In Free

Like this novel?

Create your own AI-powered novel for free

Get Started F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