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국숫집은 관도에서 두 번 꺾어 들어간 골목 끝에 있었다.
표지가 없었다. 처마에 매달린 헝겊 한 장, 색이 바래서 글씨인지 얼룩인지 알 수 없는 것 하나. 그것이 전부였다. 임충은 그것을 보고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한 번 멈추지 않았다. 입구 옆 벽면에 세로로 길게 갈라진 균열을 보지 않은 것처럼 지나쳤다. 그러나 보았다.
탁자가 네 개였다. 손님은 없었다. 오후의 중간, 밥때도 아니고 술때도 아닌 시간이었다. 부뚜막 뒤에서 남자가 국물을 저었다. 예순을 넘긴 듯한 등이었다. 구부러지지 않은 등이었다. 한때 허리를 곧게 펴야 하는 자리에 있었던 사람의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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