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봉천동 반지하 셋방의 창문은 지면에서 삼십 센티미터 높이에 있었다.
창문을 통해 보이는 것은 계절마다 달랐다. 봄에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목이 보였다. 여름에는 비가 쏟아질 때 물이 고이는 인도의 아스팔트가 보였다. 가을에는 낙엽이 굴러다니다 창문에 붙었다가 떨어졌다. 겨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김이 서려서.
임대옥은 이 창문을 통해 세상을 보는 것에 익숙했다. 발목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세상이었다. 그것이 처음부터 주어진 시선이었으므로, 그녀는 그것이 불평할 만한 일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데 에너지를 쓰지 않기로 오래전에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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