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보채가 저녁 일곱 시에 도착했다.
정확히 일곱 시였다. 이른 것도 아니고 늦은 것도 아니었다. 초대장에 적힌 시각이 여섯 시 삼십 분이었으니, 삼십 분은 예의라고 부르는 간격이었다. 너무 일찍 오면 준비를 재촉하는 것이고, 너무 늦게 오면 중요성을 낮추는 것이다. 일곱 시는 둘 다 아니었다. 이 건물에서 그 구분을 이해하는 사람이 설보채를 제외하고 몇 명이나 될까. 왕희봉은 알았다. 가모 여사는 알았다. 그리고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드레스는 베이지와 아이보리 사이 어딘가의 색이었다. 이름을 붙이기 애매한 색. 타협이라고 부르면 너무 정치적이고, 우아함이라고 부르면 너무 순진하다. 그 중간의 어딘가. 계절로 치면 초겨울이 끝나고 진짜 겨울이 시작되기 직전의 하늘색 같은 것. 가모 여사가 좋아하는 종류의 색깔이었다. 설보채는 그것을 알고 있었고, 알면서 입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있더라도 증명할 수 없었다. 그게 핵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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