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건물은 생각보다 평범했다.
지하철 공덕역에서 나와 십이 분을 걸었다. 민준이 세 걸음 앞에서 걷고 나는 그 뒤를 따랐다. 그가 오늘 아침 전화했을 때 나는 박인수 선임에게 보낼 메일 초안을 쓰고 있었는데, 수신자 칸에 아무것도 입력하지 않은 채 오 분째 창을 열어두고 있었다. 차민준이라는 이름이 화면에 뜨자 나는 통화 버튼을 눌렀다. 전화를 먼저 받은 것은 내가 메일을 쓰기 싫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건물은 2010년대에 지어진 것 같은 외벽 타일에 간판도 없었고 입구에 경비실이 있었다. 민준이 무언가를 꺼내 보여주자 경비원은 내 얼굴을 한 번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전달받은 것이 있다는 표정이었다. 나는 시선을 살짝 옆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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