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지구 궤도에 외계 문명의 탐사선이 포착된 지 사흘째 되는 날, 서울 은평구의 한 반지하 연구실에서 재료공학자 오서연은 여전히 아침 커피를 타고, 빨래 건조대를 다시 세우고, 고양이 밥그릇을 씻는다. 인류의 기초과학이 어딘가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조용히 틀어막히고 있다는 소문은 이미 퍼졌지만, 서연의 연구실 선임은 오늘도 성과 발표만을 독촉한다. 서연은 국가정보원 소속 요원 차민준에게 접촉을 받으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거대한 음모의 언저리에 끌려 들어간다. 그것은 이십 년 전, 한 천문학자가 남극 관측소에서 보낸 신호에서 시작되었다. 그 천문학자는 서연의 어머니였다. 소설은 어머니의 일기와 서연의 현재를 교차하며 전개된다. 어머니 오혜인은 남편에게 버림받고, 국가 기관에 감시당하고, 인류에 절망하여 결국 우주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서연은 어머니의 행적을 추적하면서도 그날 저녁 편의점에서 어떤 삼각김밥을 고를지 고민하고, 민준이 자신에게 왜 그토록 정중한지 이상하게 여기며, 연구실 화분에 물 주는 것을 자꾸 잊어버린다. 세계의 종말이 예고된 시대에, 서연이 진짜로 잃고 싶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어머니는 정말로 인류를 배신한 것인가, 아니면 다만 사랑받고 싶었던 것인가. 외계 문명의 침공이라는 거대한 서사 안에서, 소설은 끈질기게 작고 사소한 것들의 온도를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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