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가 되려는 자들

뿌리가 되려는 자들

HeliosShared by Helios·9 chapters·42,402 chars

Synopsis

삼장은 어느 날 밤 꿈을 꾼다. 피와 살점이 가득한 식탁, 그 위에 앉아 울부짖는 짐승들, 그리고 자신의 손에 쥐어진 칼. 잠에서 깨어난 그는 다시는 고기를 입에 대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그것은 종교적 선택이 아니었다. 무언가 더 깊고 어두운 곳에서 솟아오른 충동이었다. 제자들은 그를 이해하지 못한다. 오공은 분노하고, 팔계는 조롱하며, 사오정은 침묵한다. 서쪽으로 향하는 여정은 경전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다. 삼장 자신도 알지 못하는, 그러나 몸이 먼저 알아버린 어떤 진실을 향해 걸어가는 것이다. 길 위에서 그들은 요괴를 만나지 않는다. 대신 각자의 내면에서 솟아오르는 욕망과 공포, 기억과 수치심과 마주한다. 오공은 자신이 돌에서 태어났다는 사실, 즉 어머니도 아버지도 없이 세계에 던져진 존재라는 공허함에 잠식된다. 팔계는 먹고 또 먹지만 결코 채워지지 않는 허기가 실은 살아있다는 공포임을 서서히 깨닫는다. 사오정은 강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시절을 꿈에서 반복해 살아낸다. 그리고 삼장은 점점 더 적게 먹고, 더 적게 말하고, 마침내 땅에 손을 짚고 거꾸로 서서 자신이 나무가 되어가고 있다고 중얼거린다. 경전은 없다. 서쪽도 없다. 오직 몸과 몸이 기억하는 고통, 그리고 그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려는, 혹은 그 안으로 완전히 침잠하려는 의지만이 있다. 소설은 삼장이 불타는 나무를 바라보는 장면으로 끝난다. 그의 눈에 눈물이 없는 것이 오히려 독자를 오래 붙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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