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7년 여름, 천문대 연구소의 계약직 직원으로 일하는 서른다섯 살의 민지은은 매일 똑같은 루틴 속에 살아간다. 새벽에 일어나 누룽지를 끓이고, 전철을 타고, 상사의 무심한 지시를 받아 적고, 퇴근 후 혼자 편의점 도시락을 먹는다. 그러던 어느 밤, 그녀가 담당하는 전파망원경 수신 데이터에서 누구도 설명할 수 없는 규칙적인 신호가 포착된다. 국가기관과 국제 천문학계가 발칵 뒤집히고,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외계 문명의 존재가 공식 확인된다. 그러나 민지은의 일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녀는 여전히 아침마다 누룽지를 끓이고, 여전히 전철 안에서 졸고, 여전히 옆자리 동료 박형준이 커피를 얼마나 크게 마시는지 신경 쓴다. 세상이 공황에 빠지는 동안, 그녀는 외계 신호의 해독보다 형준과의 어색한 감정, 오래전 자신을 떠난 엄마의 기억, 그리고 이 우주에서 자신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에 대한 오래된 체념과 마주한다. 소설은 우주적 위기를 배경으로 삼으면서도 시선은 철저히 한 여성의 내면과 사소한 일상에 고정된다. 인류의 종말이 예고되는 상황에서도 인간은 결국 자신의 좁은 감정 안에서만 살아간다는 냉소적 통찰을 섬세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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