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77년, 삼체 함대가 태양계를 향해 돌진하는 시대. 인류는 절망적인 위기 속에서 '면벽 계획'의 네 번째 면벽자로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을 선택한다. 양자 컴퓨터가 시공간의 틈새를 열어 역사 속에서 소환한 존재—조선의 성군, 세종대왕. 15세기의 지식과 철학을 품은 채 21세기 말의 혼돈 속에 눈뜬 세종은, 처음에는 이 낯선 우주의 공포에 압도된다. 그러나 곧 그의 본질이 깨어난다. 언어는 곧 사유이며, 사유는 곧 소통이고, 소통은 곧 생존이다. 세종은 삼체 함대가 발신하는 불규칙한 양자 신호 속에서 인류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패턴을 감지한다. 그것은 문자가 아니었다. 음운의 구조였다. 훈민정음을 설계할 때 터득한 언어의 본질적 원리—자음과 모음의 조합, 소리와 의미의 위계—가 삼체 문명의 정보 체계와 기묘하게 공명하고 있었다. 세종은 삼체인과의 '대화'를 시도한다. 단순한 외교가 아니라, 존재와 존재 사이의 근본적인 의미 교환. 그러나 암흑 숲 법칙이 지배하는 우주에서 소통은 구원이 될 수도, 최후의 자멸이 될 수도 있다. 세종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인류를 침묵으로 지킬 것인가, 아니면 말로 구할 것인가. 언어를 창조했던 왕이 이제 우주의 언어 앞에서 인류의 운명을 건 마지막 글자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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